은행 대포통장 줄고 증권사·인터넷은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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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포통장 줄고 증권사·인터넷은행 급증
금융당국도 '비은행' 대포통장 예의주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1.1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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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요 은행 금융사기계좌(대포통장)는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증권사와 인터넷전문은행쪽에서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증권사, 저축은행 등에도 '오픈뱅킹' 서비스가 개시되면서 비은행 계좌개설 수요 자체가 늘었고 인터넷전문은행은 최근 1~2년 새 비대면 계좌 개설이 폭증한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채권소멸절차 개시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 채권소멸절차 개시공고 계좌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2만4606건으로 집계됐다. 

채권소멸절차가 개시된 계좌는 금융사기계좌(대포통장)를 의미한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금융사기에 이용된 계좌에 대해 즉각 지급정지해야 하고 이후 금감원에 채권소멸절차 개시공고를 요청해야 한다.
 

금융사기계좌가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금융사기계좌는 전년 대비 21.3% 감소한 2667건에 달했다. 직전년도 대비 금융사기계좌 자체는 많이 줄었지만 건수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로 많은 곳은 IBK기업은행이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금융사기계좌는 2658건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특히 상반기(1209건)보다 하반기(1449건)에 집중된 점이 특징이다. 

기업은행 측은 최근 개인계좌쪽 대포통장 단속이 심해지면서 사기업자들이 법인계좌를 사칭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다보니 중소기업을 비롯해 기업 고객이 많은 기업은행의 금융사기계좌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사기 패턴이 사기업자들이 여러 사업자 통장으로 쪼개서 나눠 사기금액을 입금하는 형태로 바뀌다보니 피해자는 한 명이더라도 대포통장은 엄청 늘어나게 된다"면서 "당행은 기업 고객이 많다보니 이런 사기 패턴에 상대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피해가 늘자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중순 은행권 최초로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계좌개설 요청 법인에 대한 '계좌개설용 사업장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계좌개설을 요청한 기업의 사업장에 직원이 직접 방문해 실제 정상 영업 여부 등을 점검하는 절차로다. 은행 측은 이같은 조사로 올해는 금융사기계좌가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금융사기계좌가 급증했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사기이용계좌는 전년 대비 56.3% 증가한 1735건을 기록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 급증으로 사기이용계좌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계좌 수 자체가 급증하다보니 금융사기 계좌도 같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들이 대포통장 근절에 상당한 노력도 기울이면서 은행권 전반적으론 많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 금융당국 비은행 대포통장 급증 우려...오픈뱅킹·비대면거래 증가 탓

금융당국에서 대포통장과 관련해 우려하는 곳은 '비은행'이다. 그동안 주로 은행권에서 대포통장이 발생했지만 은행권이  내부통제를 강화하면서 비은행 금융회사쪽으로 선회하는 경향이 지난해부터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의 금융사기계좌 건수는 2042건으로 전년 대비 무려 7.2배나 폭증했다. 신한은행이나 농협은행 등 대형 은행보다 수백여 건 이상 많은 수치다.

금융당국에서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비은행권에서도 오픈뱅킹이 가능해졌고 ▶주식시장 활황으로  주식거래계좌 개설이 급증해진 점 지난해 대형 기업공개(IPO)가 이루어지면서 주관사를 중심으로 신규 계좌개설이 급증, 이 중 일부가 금융사기계좌로 악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모수는 적지만 저축은행에서도 비대면 계좌 개설이 늘어나면서 금융사기계좌가 발생하고 있어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는 2020년 12월, 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오픈뱅킹이 시작되면서 금융사기계좌 발생 우려가 있는데 특히 저축은행은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비대면 거래가 늘다보니 발생하고 있는 편"이라며 "지난해에도 증권사와 저축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점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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