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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P2E 게임(하)] '사행성 게임의 다른 얼굴' vs 'NFT 활용한 신성장 산업' ...찬반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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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P2E 게임(하)] '사행성 게임의 다른 얼굴' vs 'NFT 활용한 신성장 산업' ...찬반 논란 가열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2.03.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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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를 필두로 넷마블과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잇따라 P2E(Play to Earn)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P2E는 게임을 통해 얻은 재화를 거래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지닌 분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와 접목되면서 게임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바로 그 점이 우리 시장에선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P2E 게임이 사행성 게임으로 규정돼 서비스가 불가능한 것이다. '새로운 기회'냐 '제2의 바다이야기'냐의 논란 속에서 본지는 상·중·하 시리즈를 통해 국내외 P2E 게임 시장 현황을 짚어보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 본다.

P2E 게임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게임 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NFT 기술의 활용성이 가장 큰 분야가 게임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반대로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게임 자산의 현금화는  사행성만 부추길 뿐  NFT 기술의 접목 여부는 부수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결국 P2E게임은 사행성 게임의 다른 얼굴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P2E는 게임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게이머와 수익 나누는 구조  

게임업계에선 P2E 게임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하 BM)인 'Pay to Win'과 'Play to Win'이 초래한 문제점을 보완할 새로운 패러다임일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게임들이 대부분 돈을 많이 쓰거나 오랜 시간을 투자해 게임 재화의 전력을 강화하는 것에서 그치는 반면 게이머들도 플레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새로운 BM으로 작동해 게임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P2E 게임은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의 중심이 될 ‘토큰 이코노미’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디지털 등기부로 불리는 NFT 기술이 게임 재화에 활용되면 무궁무진한 재화가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P2E 시스템을 적극 채용하고 있는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등 국내 게임사들은 개발사와 사용자들이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컴투스가 공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콘셉트 영상 화면. P2E 시스템은 이같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유저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컴투스가 공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콘셉트 영상 화면. P2E 시스템은 이같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유저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기존 게임은 개발사만 성장의 열매를 얻었지만 P2E는 사용자와 함께 권한과 이익을 나누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석환 위메이드트리 대표는 “게임이 성장하면 토큰의 가치가 오르고 당연히 아이템 등 토큰을 보유한 유저도 이득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P2E 게임은 글로벌 트렌드임에도 국내에선 사행성 규제와 부정적 시각이 업계의 발전과 관련 시장 선점을 저해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 샌드박스 도입이 시급하다는 게 관련 업체들의 입장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지난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지난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현재 블록체인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고 있는데 유독 게임만 출시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만 서비스를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결국 수익은 게임사 몫...기존 게임과 다르지 않아

반면 P2E 게임을 반대하는 입장에선 P2E 게임에 제로섬 게임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P2E  게임으로 돈을 버는 게이머가 있다면 반대로 돈을 잃는 게이머가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게임사는 수수료 이익을 챙기게 되는 구조여서 근본적으로 기존 BM과 다를 게 없다고 반박한다. 

특히 현재 다수의 국내 게임에는 아이템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한 ‘작업장’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작업장을 통해 풀리는 아이템들은 게임내 경제 체제를 망가뜨리고 유저들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만큼 많은 업체들이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P2E 시스템은 작업장을 허용하는 꼴이며 확률적으로 얻은 아이템을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행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무한돌파삼국지는 등급 분류 취소 처분을 받고 국내 서비스의 코인 지급 관련 콘텐츠를 모두 삭제했다.
▲무한돌파삼국지는 등급 분류 취소 처분을 받고 국내 서비스의 코인 지급 관련 콘텐츠를 모두 삭제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지난 1월 열린 이재명 대선후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 출정식에서 “현재 한국의 게임 산업 구조에서는 P2E 게임이 도입돼도 IP 우려먹기, 확률형 아이템, 보수적 게임 개발, 국내 시장 안주 등의 악순환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P2E 게임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수익 주체는 게임사이고 유저에 대한 약탈”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게임물관리위원회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에 의거해 이용자가 플레이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이는 결국 사행성 게임물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게임 플레이 중 코인을 얻는 등의 보상이 들어가는 경우 관련 법령에 근거해 사행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에 출시된 P2E 게임들 중 등급분류가 취소된 경우 코인 획득이 가능한 콘텐츠를 삭제해 다시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업체 중에서도 P2E 게임 출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곳도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아이템에 NFT 기술을 도입하되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해칠 수 있는 P2E 시스템은 채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아이템에는 NFT가 적용되지만 P2E 시스템은 없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아이템에는 NFT가 적용되지만 P2E 시스템은 없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5일 실적발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NFT 도입은) P2E 개념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 전혀 아니며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이나 밸런스를 해치는 블록체인 기술 도입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떠오르는 업계 새 먹거리 P2E,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이처럼 P2E 게임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찬성 측과 반대 측 모두 P2E 게임이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만큼 국내 서비스를 위한 가이드라인 자체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1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P2E 게임의 출시 자체는 허용하되 부작용이 생길 경우 여기에 대한 규제를 따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위정현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 판매 금지, 청소년 이용 금지, 게임 내 경제와 코인의 안정적 시세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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