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효과는 올 하반기부터나 반영될 공산이 크다. 가격인상이 작년 10월, 늦게 이루어졌고 우유 소비는 여름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닐슨데이터 기준 흰우유 점유율 빅5 기업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은 평균 77.0%로 전년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2.5%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가는 오르고 영업이익률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기업별로는 서울우유(조합장 문진섭)와 빙그레(대표 전창원), 남양유업(대표 이광범) 3사는 매출원가율이 오르고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매일유업(대표 김선희)은 매출원가율이 소폭 개선됐으나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

영업이익률은 높으면 높을수록, 매출원가율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유업체 빅5 중 전년 대비 매출원가율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남양유업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9561억 원에 매출원가 8055억 원을 기록, 매출원가율이 84.2%에 달했다. 전년에 비해 2.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어 빙그레가 0.9%포인트 상승한 73.7%, 서울우유 0.4%포인트 상승한 81%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 모두 매출에 비해 매출원가가 더 많이 늘면서 매출원가율이 상승했다.

빙그레는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매출은 1조1474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9.6%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262억 원으로 34.1% 줄면서, 1.9%포인트 낮아진 2.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 적자를 냈는데 적자폭이 소폭 확대되면서 영업이익률이 0.057%포인트 하락했다.
매일유업과 서울우유도 영업이익률이 각 0.25%포인트, 0.2%포인트 낮아졌다. 서울우유의 경우 매출은 5%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2.1% 줄면서 낮아졌고, 매일유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렸지만 매출이 더 많이 늘면서 비율이 하락했다.
동원F&B는 유업체 빅5 중 유일하게 매출원가율을 낮추고 영업이익률을 늘렸다.

동원F&B는 지난해 10월 6일자로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는데, 4분기 매출원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같은해 10월 7일자로 우유 가격을 평균 4~5% 올린 매일유업도 4분기 매출원가율이 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중순께 6~7% 인상을 단행한 빙그레도 4분기 매출원가율이 높아졌고, 빅5 중 가장 먼저 우유가격을 인상한 서울우유도 하반기 0.4%포인트 상승했다. 남양유업만이 1.9%포인트 하락했다.
유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지속되고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6~8월이 성수기인 우유 소비의 계절지수 고려 시 가격 인상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올 하반기부터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