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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게임 뽑기는 도박?...수천만 원 들여도 나올까 말까, 조작 논란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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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게임 뽑기는 도박?...수천만 원 들여도 나올까 말까, 조작 논란 거세져
과금 부추겨 사행성 논란...업계에서도 자성론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2.05.24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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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성동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참여 중인 PC게임의 뽑기 상품 확률이 업체한 안내한 것과 실제 확률값이 다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뽑기 상품의 고지된 확률은 4%지만 실제 300여 장을 오픈해본 결과 2.6%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김 씨는 "확률 조작이 명백하니 조사해서 시정명령과 환불 보상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서 모(남)씨도 모바일 게임을 하며 사행성 뽑기 확률이 안내된 것보다 낮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원하는 캐릭터가 나올 확률은 0.5%라고 고지하고 있지만 실제 플레이해 본 결과 그보다 훨씬 낮다는 주장이다. 서 씨는 "확률형 사행성 뽑기게임이 도박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서비스되는 게임에서 현금으로 구매하는 아이템 중 ‘뽑기’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극히 낮은 확률로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원 까지 과금을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일정 수준 이상 과금하면 아이템을 확정 지급하거나 일부 보상하는 '천장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불만이 크다.

업계에서도 과도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뽑기 콘텐츠'에 대한 반성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는 100% 확률이 될 만큼 현금을 투자했지만 원하는 등급의 아이템이 나오지 않았다거나 뽑기 콘텐츠의 높은 사행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 업체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대표 MMORPG 게임들의 고지된 뽑기 콘텐츠 확률은 0.01%에서 1.73%다. 단순 계산해봐도 적게는 19만 원에서 많게는 2600만 원을 들여야 최고 등급 아이템을 하나 얻을 수 있다.

이마저도 이전의 뽑기 결과가 다음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실제 최고등급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극히 낮다.
 


우선 넥슨 '바람의 나라: 연'의 ‘환수’ 뽑기는 1회당 3270원 정도의 현금 재화가 소모된다. 최고등급의 확률은 1.73%이며 이는 58회 뽑기를 진행하면 1개 정도의 최고등급 환수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최고등급 환수 아이템 1개를 뽑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18만9660원가량이다.
▲바람의 나라: 연의 '환수' 뽑기 콘텐츠
▲바람의 나라: 연의 '환수' 뽑기 콘텐츠

넷마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수호성’ 뽑기는 1회당 4960원의 현금 재화가 필요하다. 최고등급을 뽑을 확률은 0.2%며 단순 계산해보면 500회 뽑기를 시도하면 1개의 최고등급 수호성 아이템을 얻을 수 있고 예상 비용은 247만9750원이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수호령 뽑기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수호령 뽑기
엔씨소프트 '리니지W'의 ‘상급 마법인형’ 뽑기는 1회당 약 2998원이 필요했다. 게임 내에 고지된 최고등급을 뽑을 확률은 0.0882%로 약 1133회를 진행하면 1장의 최고등급 카드를 뽑을 수 있다는 셈이다. 이때 비용은 339만6168원이 소모된다.
 
▲리니지W의 인형 뽑기 콘텐츠
▲리니지W의 인형 뽑기 콘텐츠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아바타’ 뽑기는 1회당 2602원의 가량의 재화가 소모된다. 최고등급 확률은 0.01003%로 가장 낮았고 이를 계산해보면 9970회 정도 뽑기를 진행했을 때 최고등급 아바타 아이템 한 개를 얻을 수 있다. 예상 소모 비용은 2594만5679원 정도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뽑기 콘텐츠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뽑기 콘텐츠
다만 바람의나라: 연,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리니지W은 뽑기에서의 최고등급을 뽑아도 해당 아이템을 합성해 한 단계 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확률적으로 획득해야 한다.

반면 오딘은 합성 뿐 아니라 뽑기에서도 최고등급을 획득할 수 있어 확률이 낮은 편이다. 오딘에서 한 단계 아랫등급인 영웅카드는 0.158740%의 확률로 획득할 수 있고 630회 뽑기를 진행해야 한 개를 얻을 수 있다. 이때 비용은 163만9260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 계산도 게임사들이 고지한 확률을 단순 계산한 것이다. 해당 게임들은 일정 횟수 뽑기를 진행하면 최고등급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전의 뽑기 결과가 다음의 뽑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독립시행’인 만큼 실제 뽑기를 진행했을 때 최고등급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극히 낮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합성을 통해 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뽑아야 하는 경우 뽑기로 획득한 최고 등급의 아이템이 여러장 필요해 이때 드는 비용도 수십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아울러 이처럼 낮은 확률의 뽑기가 하나만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서비스 중이거나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들은 대부분 이같은 뽑기 콘텐츠가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이다. 게다가 뽑기 외에도 아이템 강화나 장신구 강화 등 다양한 확률형 유료 콘텐츠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같은 시스템에 반감을 가지는 유저들의 불만도 끊이질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모바일 게임의 유저들이 뽑기 콘텐츠 확률과 관련해 불만을 표하고 있는 글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러 모바일 게임의 유저들이 뽑기 콘텐츠 확률과 관련해 불만을 표하고 있는 글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상위 아이템으로 다른 유저보다 우위에 서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한 ‘뽑기 콘텐츠’는 현재 모바일 게임업계의 주력 비즈니스 모델”이라면서도 “최근 과도한 확률에 대한 문제점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고 자정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만큼 게임 업계가 스스로 반성하고 고쳐나가는 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솔직하게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은 도박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높은 사행성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며 “유저들의 경쟁 심리를 부추겨 과도한 현금 결제만을 유도하기보다는 정말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된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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