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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내 차 불에 타 버렸는데...누구 책임? 보상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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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내 차 불에 타 버렸는데...누구 책임? 보상 받을 수 있나?
[포토뉴스] 새 차 사고는 품질 문제 가능성 커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2.06.0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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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점검 열흘 만에 원인불명 화재로 차량 전소=천안에 사는 이 모(남)씨는 올해 3월 지난 2013년 구입한 A사 수입차를 몰고 퇴근하던 중 차량 전소 사고를 당했다. 조수석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연기가 나기 시작하더니 금세 불이 타올랐고 급히 소화기로 진화했지만 차량은 전소했다. 119 화재 조사단과 국과수 조사결과 방화 가능성은 없고 전기적인 단선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왜 발생했는지는 원인 불명이었다. 이 씨는 “서비스센터서 점검한 지 열흘 만에 불이 났는데 본사서는 여태 정비한 부분과 다른 위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부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 정비 받고 20분 만에 DPF 과열로 불 붙어=대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1월 B브랜드 수입차를 운전하다 차에 불이 나는 사고를 겪었다. 밋숀 리콜로 AS센터서 정비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약 20분간 주행 중 DPF(배출가스 저감장치)의 경고등이 뜨더니 엑셀도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이 출동해 불을 껐다. 박 씨는 “본사에서는 처음에 보상해주겠다더니 계속 말을 바꾸고 책임을 회피하며 5개월 째 시간만 끌고 있다”라고 답답해했다.

# 주행 중 엔진룸에서 불 났는데 보상도 못받아=창원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5월 C브랜드 수입차를 몰고 가던 중 보닛에서 연기가 나 깜짝 놀랐다. 엔진룸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거다. 박 씨는 “갑자기 주행 중 연기가 나 급히 운전을 멈추고 정비소를 찾았는데 엔진룸에서 불이 난 거라고 하더라. 업체 측은 제조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보상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동차 화재 사고가 빈번하지만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려워 보상을 놓고 제조사와 소비자 간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제조사에서 화재 원인을 제품 결함으로 인정하는 일이 거의 없는 데다 국과수에서 조사해도 명확한 원인을 밝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자동차 화재로 인한 피해와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BMW와 현대차, 재규어, 푸조, 테슬라 등 브랜드와 모델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소비자는 당연히 차량 결함이라 생각해 보상을 요구하지만 제조사에서 '원인 조사 중'이라고 몇 달씩 시간을 끄는 경우도 있다. 결과가 나오더라도 ‘원인 불명’으로 판정나면 아무런 보상도 요구할 수 없다.

자동차 화재는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차량이 전소한 경우 발화 원인을 찾기 어렵다. 특히 구입한 지 오래된 차량의 경우 소비자 관리 문제도 있어 보상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확실한 원인이 밝혀진 게 아니라면 이미지 하락과 판매량 감소 등 우려로 결함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차량 화재가 발생하면 각사 지침 및 내부 절차에 차량 결함이나 하자 여부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다. 고객 동의 하에서다. 필요 시 경찰, 국립과학수사원, 소방서, 자동차 전문가 등이 합동조사단을 구성한다. 수입차의 경우에 따라 안전 담당자가 방한하기도 한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화재 발생 시 결함이나 하자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며, 도중 보험이나 일반 수리를 원하는 고객 결정에 따라 조사를 철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발화 원인은 다양하나 일반적으로는 엔진 부품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냉각수나 엔진 오일 부족 시 과열로 인한 합선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통상적으로 신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차량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7년 정도 넘어서면 차주 관리 문제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모호한 것이 4~5년 정도 된 차량인데 원인을 찾지 못하면 정확히 누구의 책임인지 따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화재 사건마다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보상 등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입 모았다.

한 국산차 관계자는 “리콜의 문제가 아니라면 화재 원인이 다양하고 차량 연식 등에 따라 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화재의 위험성을 줄이려면 수시로 차량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계자는 "차량 컨디션이 평소와 다르거나 고장이 반복되면 서비스센터를 찾아야 하고 신차 시기를 벗어나면 서비스센터나 정비소를 방문해 주기적으로 엔진룸을 청소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김필수 교수는 “요즘은 차량에도 전기 부품이 늘어나면서 블랙박스나 원격 장치도 많은데 배선 문제로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소모품들은 전문 센터에서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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