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너도나도 BNPL 뛰어드는 카드사...연체율 부실 관리 우려 커진다
상태바
너도나도 BNPL 뛰어드는 카드사...연체율 부실 관리 우려 커진다
  • 원혜진 기자 hyejinon8@csnews.co.kr
  • 승인 2022.07.07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카드(대표 정태영·김덕환)와 KB국민카드(대표 이창권), 신한카드(대표 임영진) 등 대형 카드사들이 BNPL(선구매 후지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해당 서비스 특성상 신용 평가 없이 무이자 할부를 제공해 연체율 부실관리 우려가 나오고 있다. 

BNPL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고도 신용 결제할 수 있는 후불결제 서비스로, 금융 이력이 적은 '씬파일러(Thin-Filer)'의 이용이 활발하다. 한 이용자가 여러 BNPL 업체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고 연체를 하더라도 신용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로인해, 앞서 BNPL 서비스를 도입한 네이버파이낸셜(대표 박상진) 등의 후불결제 연체율이 신용카드의 두 배에 달하는 등 상환 능력 이상의 과소비 및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네이버파이낸셜, 토스(대표 이승건), 카카오페이(대표 신원근) 등 간편결제 기업은 금융당국의 규제 샌드박스로 지난해부터 BNPL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포인트로 물품 구매 시, 포인트 충전잔액과 대금결제액 간 차익을 추후에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후불결제 서비스를 신청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용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심사가 진행되고 이를 통과하면 일괄 20만 원의 이용한도가 부여된다. 이후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면 최대 30만 원까지 한도가 오를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1.26%로, 지난해 말 신용카드 연체율 0.54%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연체 문제는 수시로 출금 시도를 한다든지 전화로 독촉하는 등 전문 인력이 관리 중이다"라며 "BNPL 서비스의 경우 신용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 페널티가 적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연체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 일반 신용카드 연체율과는 비교하는 게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선 BNPL 서비스가 기존 다른 금융사의 연체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상환 능력 이상의 과소비 및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온라인 대출서비스 기업 렌딩트리(Lending Tree)가 1000여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소비 행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60% 이상이 “BNPL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일반적인 구매보다 더 많이 지출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BNPL 서비스가 활발한 영국, 호주, 미국 등은 BNPL 산업과 관련해 소비자의 채무부담능력 평가, 취약계층의 보호 중심의 규제 방안이 담긴 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악화된 업황 속에서 수익원 다각화 및 씬파일러의 소비 편의를 위해 BNPL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카드 후불결제 서비스 '카드없이 분할결제'
▲현대카드 후불결제 서비스 '카드없이 분할결제'

현대카드는 최근 PLCC 파트너사인 무신사가 운영 중인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에 후불결제 서비스 '카드없이 분할결제' 기능을 추가했다. 

이 서비스는 현대카드를 신청하거나 이용한 이력이 없는 만 19세 이상의 솔드아웃 회원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제공된다. 분할결제한 금액은 구매 시점에 3분의1을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이후 2개월 간 나눠 결제하게 된다. 분할결제 이용 중에는 다른 상품을 분할결제 할 수 없고, '카드없이 분할결제' 이용 시 무이자 혜택을 제공 중이다. 

현대카드 측은 "'카드없이 분할결제'는 신용이력이 부족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들었던 씬파일러를 위한 서비스"라며 "내부 신용평가모델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연체율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금융권 내 연체정보 공유를 통해 다중채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도 올해 BNPL 결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다날과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양사의 신용평가 및 채권관리 노하우와 통합 결제 관련 디지털 인프라를 융합해 BNPL 결제 솔루션을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카드 역시 최근 전문개인신용평가사 크레파스솔루션과 함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에 착수했다. 대안신용평가모형의 핵심은 씬파일러를 주 고객으로 삼을 수 있도록 분석하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대안정보 기반 신사업 발굴, BNPL 등 새로운 형태의 구매서비스 대상 신용평가 및 서비스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안신용평가체계를 수립 준비중으로 한도는 신용평가에 따라 부여 될 예정이며, 연체율의 경우 축적된 채권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연체율 축소를 위해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민섭 금융소비자보호재단 센터장은 "현재 국내 BNPL 서비스의 경우 금융 이력이 없는 소비자들이 여러 곳에서 후불 결제를 이용하거나, 일명 '깡'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지 않도록 업체들이 서비스 구축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