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취임 한 달' 이복현 금감원장..."관치 우려"·"소비자보호 기대" 평가 엇갈려
상태바
'취임 한 달' 이복현 금감원장..."관치 우려"·"소비자보호 기대" 평가 엇갈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07.07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검찰출신'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된 이복현 원장이 7일 취임 한 달을 맞이한 가운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힘 있는 원장의 부임으로 인해 그동안 금감원의 주요 업무였던 감독·검사 업무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은행 예대금리차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해 이 원장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오히려 '관치금융'이 재림한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 금융사들은 '관치금융' 우려.. 소비자단체도 '갸우뚱'

우선 금융회사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스탠스와 달리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시장에 간섭하려고 한다며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많다. 

'은행 예대금리차' 논란이 대표적이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도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가 담겨진 만큼 이 원장 취임 후 은행 예대금리차 관련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지만 예상보다 메시지가 강했다는 것이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지난 달 20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며칠 뒤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 직후에는 “우리 헌법과 법률, 그에 따른 은행법과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은행의 공공적 기능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언급하며 시장 간섭은 하지 않지만 은행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기도 했다. 

예대금리차 관련 이 원장의 경고 메시지가 이어지자 일부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내리거나 일부 금리를 대신 내주는 정책을 선보이며 호응했다. 

신한은행은 6월 말 기준 연 5% 초과 주택담보대출 이용고객의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 조정했고 하나은행은 11일부터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 이용 개인사업자 고객이 대출만기 도래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1%포인트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지난 5일 열린 여신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와 관련 "감독당국으로서 의견을 내는 것이 다소 조심스럽다"며 수위 조절에 나섰지만 시중은행들은 조만간 가동될 예대금리차 공시를 시작으로 관치금융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합리적인 선에서 책정해야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그립을 다소 세게 쥐고 있다는 느낌은 있다"면서 "다만 업권과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단체들은 이 원장의 행보에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먼저 이 원장이 대출금리와 관련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예대금리차 확대 우려 등 소비자 편익에 도움되는 정책들을 업권 간담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특히 취임사에서도 "최근의 어려운 경제요건을 고려하면 금융소비자보호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대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했을 때 금융소외계층 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사모펀드 사태 관련 분쟁조정이나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금감원의 미온적인 대처,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당국 차원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논란의 예대마진의 경우 은행 이자장사 언급으로 일부 금리를 낮춘 착시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후속조처가 필요하니 시간이 부족한 점은 이해하나 아직까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금감원 내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 원장이 부임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구체적인 평가는 이르지만 최근 1~2년 새 금감원이 주요 금융그룹과 소송전을 이어가는 등 체면이 구겨진 점을 감안하면 검찰출신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금감원 내부 관계자는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평가하기 이르지만 금융쪽 커리어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서 바쁘게 업권과의 접점을 넓히는 것 같다"면서 "내부적으로도 힘 있는 원장이 부임했고 특히 감독·검사파트가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