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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QD-OLED에 13조 투자 공언 해놓고 속도 못 내는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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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QD-OLED에 13조 투자 공언 해놓고 속도 못 내는 속사정은?
  • 김강호 기자 pkot123@csnews.co.kr
  • 승인 2022.09.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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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대표 최주선)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야심차게 내세웠던 QD-OLED의 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 시장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추가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QD(퀸텀닷) OLED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 기존의 OLED보다 더 선명하고 정교한 색상을 표현하며 휘도(밝기)도 개선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말부터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 2019년 10월, 퀀텀닷 관련 투자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투자 기간의 절반 가까이 지났으나 아산사업장 Q1 라인 한 곳에만 증설 투자가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투자 액수를 약 3조 원 가량으로 당초 액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QD-OLED가 수율이 낮고 가격은 비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QD-OLED는 양산 초기 수율은 50%에 불과했고 LG디스플레이의 주력 OLED인 WOLED(화이트OLED)와 비교하면 원가가 30% 가량 비쌌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최근 QD-OLED 수율이 85%로 크게 개선됐고 생산능력(유리원판 기준)도 월 3만 장 후반대로 향상됐다. 수율과 생산능력 증가는 가격 인하와 경쟁력 확보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 신호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원가가 20~25%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4일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에서 가장 큰 QD-OLED 77형 TV용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라인업도 확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올해 초 34형 모니터용 QD-OLED, 55, 65형 TV용 QD-OLED를 출시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사장 역시 IMID 연설에서 올해 자발광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400~45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며, 2030년에는 1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자발광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해 연 매출 500억 달러(67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시 QD-OLED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향후 QD-OLED 투자 진행에 대해 확정된 것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가전 수요 부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당초 올해 OLED TV 출하량을 846만 대로 예상했으나 여러 차례 하향 조정해 전망치는 현재 723만 대로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산 시작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80%대 수율을 확보한 것은 분명 업계에서 빠른 속도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바로 투자에 시동을 걸긴 어렵다. 장기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를 주력으로 내세운 만큼, 2차 투자는 이뤄질 것이나 시장 상황 등이 불확실해 이에 맞춰 투자 속도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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