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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살균소독제 먹고 응급실행...커피 스틱형에 분말이어서 식용 오인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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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살균소독제 먹고 응급실행...커피 스틱형에 분말이어서 식용 오인 위험 커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2.09.14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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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의 살균소독제 포장(용기) 형태가 분말 유산균, 스틱커피와 흡사해 먹는 것으로 오인하고 복용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고양시 일산동구의 조 모(남)씨는 최근 노부모가 경로당에서 살균소독제 ‘릴라이온 버콘 마이크로’를 커피로 잘못 알고 물에 타 마셨다가 병원에 긴급 후송되는 아찔한 일을 겪었다.

살균소독제지만 포장이 커피나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등 스틱형 포장으로 돼 있는데다 분말이어서  주의 깊게 살피지 않고 '먹는 것'으로 판단해 발생한 문제였다.

조 씨는 “눈이 어두운 노인들이 평소 습관대로 포장을 보고 별다른 의심 없이 먹을 수 있는 위험이 다분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며 “인체에 유해한 성분의 제품인데 식품과 유사한 포장으로 제약사가 만드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외제약 홈페이지에는 ‘음식으로부터 멀리 둘 것’이란 문구가 안내돼 있다.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포장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해당 살균소독제의 주성분은 과산화황산칼륨(Potassium peroxymonosulfate)으로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초록누리에 ‘급성 독성 물질(경구)’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커피 스틱 모양의 포장에 담긴 살균소독제
▲커피 스틱 모양의 포장에 담긴 살균소독제
JW중외제약은 제조사 팜클 측에 소비자의 지적사항을 전달하고 피해 보상도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팜클에서 원료를 수입해 제조했고 중외제약이 의약품과 도매상, 팜클에서 온라인 유통을 맡았다”면서 “공산품 포장 규격에 맞게 생산됐고 ‘복용금지’ 문구로 표시돼 있어 규정상 문제는 없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 판매 계약이 종료돼 현재는 중외제약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중외제약 홈페이지에서는 여전히 문제의 살균소독제가 제품으로 검색된다. 문제가 된 제품은 2020년도 생산제품으로 중외제약이 유통했다. 제품 포장 뒷면에도 판매처 및 문의처로 JW중외제약이 표기돼 있다.

중외제약은 2019년 5월 릴라이온 버콘 마이크로를 출시했다.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이를 사멸시킬 수 있는 살균소독제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량을 쉽게 사용하는 등 편의성을 위해 커피 스틱 모양의 디자인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릴라이온 버콘 마이크로는 환경부에서 승인 받은 제품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 20일 식품 오인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 예고한 상태다. 8월 9일까지 관련 내용 토론이 완료됐고 조만간 시행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용기, 포장 및 겉모양이 식품의 형태를 모방해 식품으로 오인 또는 혼동되지 않아야 하는 규정 마련을 골자로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식품 모양뿐 아니라 용기 등 포장도 해당된다”며 “살균제의 경우 개정안이 시행되면 포장용기에 대한 안전표시기준을 다시 승인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환경부는 소주모양 방향제 등 문제 소지가 있는 제품에 대해 회수 권고를 내린 상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부터 외용소독제(손소독제 포함)에 식품관련 도안 및 캐릭터 사용 표시를 제한하고, ‘복용금지’ 문구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품목허가 신청 시 용기 관련 자료(재질, 구조도 등) 등도 제출 받아 살피기로 했다. 다만 ‘식품 오인 우려 의약외품 용기·포장 조치방안’ 시행 이전 제품들에는 규정이 소급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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