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6대 은행을 제외한 2금융권은 인터넷과 앱 등으로만 접수를 받고 있는데 디지털을 활용하지 못할 경우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창구를 찾은 서민 고객의 기본적인 문의마저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경상남도에 사는 김 모(여. 70세)씨는 안심전환대출 접수 첫 날인 15일 디지털 신청 방식이 낯설고 어려워 지역 농협을 찾아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신청하라"는 무성의한 안내를 받았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김 씨는 창구에서 안심전환대출이 가능한지, 대상 여부인지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확인이 안된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서비스적으로 직원의 불친절 등이 문제가 됐을 때는 바로 잡도록 지시하고 있다"며 "현재 창구 내 혼선을 빚는 일은 없지만, 고령층 등 디지털 방식이 낯선 취약계층에 신청 방법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만큼 더욱 더 친절하게 안내하겠다"라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제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대환해주는 상품이다.
현재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6대 은행에서는 은행 창구 및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기타은행 및 지방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은 HF공사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주택금융 앱으로만 신청 받고 있다. 인터넷 및 앱으로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은행을 이용 중인 금융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노년층 등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만 60세 이상 고령자와 전화문의가 어려운 청각 장애인 등에 대해 '원격신청 지원서비스'도 제공하지만, 주금공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희망하는 날짜와 시간을 미리 예약해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접근 자체가 어려운 이들에겐 이마저도 난관이다.
기존 대출 금융기관에 따라 본인 신청창구가 아닌 곳에서의 신청·접수는 무효로 처리돼 사실상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이들은 신청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은행에서는 현장 혼선이 크지 않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수요도 많지 않은 데다가 정보가 느린 고령층에서 안심전환대출을 시작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디지털 신청을 받기 때문이라기보단, 지방에선 수요 자체가 고령층에서 저조한 편이다"라며 "아무래도 안심전환대출 같은 부분은 고령층에선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 해서 아직까지는 혼선을 빚거나 하는 상황은 없다"라고 밝혔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국민적인 이슈라 기사도 많이 나갔고 대비도 했기 때문에 현재 수월한 분위기다. 창구로 고객이 몰리거나 관련 민원이 들어오지는 않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