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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과자라더니 함량 고작 0.0009%...가격 부풀리기 방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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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과자라더니 함량 고작 0.0009%...가격 부풀리기 방편?
재료 함량 기준 없어...표시광고 강화 필요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10.12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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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샤인머스캣, 랍스터 등 값비싼 식재료를 사용한 것처럼 광고한 과자들의 실제 성분 함량이 도마에 올랐다. 가격만 비쌀 뿐 성분 함량은 아주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식재료를 제품명으로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실시하지만 실제 함유량은 0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주 극소량만 함유해도 함량만 표시하면 문제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자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과 원료를 고민하고 이를 과자로 구현한 후 찾아낸 맛에 투입된 성분의 비율을 계산해 나온 수치라고 해명했다. 처음부터 재료를 아껴서 넣은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12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트러플을 성분으로 함유한 과자 제품들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 모두 0%에 가까웠다. 트러플은 유럽에서 생산되는 송로버섯으로 재배가 되지 않는데다 땅속에서만 자라 재취가 어려워 세계적으로 초고가 식재료로 손꼽히고 있다. 
 


농심 '고메포테토 트러플머스터드맛'과 '새우깡 블랙'은 중량과 가격이 달랐지만 트러플 성분은 블랙트러플분말 0.017%에 불과했다.  

해태제과 '생생칩 트러플맛'의 트러플 성분은 트러플맛시즈닝 0.5%로, 건조송로버섯 성분이 0.003%에 불과했다. 오리온 '콰삭칩 트러플 솔트'는 건조 트러플 분말 0.0009%로 트러플 함유량이 가장 낮았다.

농심, 오리온, 크라운해태 관계자들은 "트러플은 특유의 향이 강한 원재료여서 적정량 이상 투입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강해질 우려가 있다. 또 투입 비율을 우선 설정하고 개발하는 게 아니다. 최적의 맛을 찾아낸 후 투입 비율을 계산하며 이렇게 나온 수치를 포장지에 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러플뿐 만이 아니다. 랍스터를 제품명으로 사용한 해태제과 봉지 과자인 '빠새 콘치즈랍스터맛'의 경우 랍스터를 생물 기준 0.7% 함유하고 있다.

고가 식재료 중 하나인 샤인머스켓을 사용한 젤리 제품들도 낮은 함량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샤인머스켓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는 젤리들의 함량도 처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태제과 젤리 '신쫄이 샤인머스캣'은 샤인머스캣착즙 0.001%를 샤인머스캣 성분으로 함유하고 있었다.

MDS코리아 'Chef M(쉐프 엠) 젤리블리 샤인머스켓'은 샤인머스켓혼합농축액 4.5%(농축액 내 샤인머스켓 13.2%), 서주제과 '서주 탱글탱글 샤인머스캣'은 샤인머스캣혼합농축액 2.1%를 함유했다.

함량이 낮은 원재료를 제품명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식품업체들이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법적으로는 문제삼을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하는 식품등의 표시 기준의 표시사항별 세부표시기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식품 성분 중 하나를 제품명이나 제품명 일부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제품명으로 사용한 성분의 성분명과 함량을 포장지 주표시면(앞면)에 14포인트 이상의 글씨로 표시하면 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대중적이면서 새로운 맛의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히 낮은 함량이 아닌, 맛의 특성을 살리면서 원부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최적의 양으로 생각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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