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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카페 '정량 미달 의심' 소비자 불만...이디야, 여전히 용량 표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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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카페 '정량 미달 의심' 소비자 불만...이디야, 여전히 용량 표시 안해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10.21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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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정량에 미치지 못하는 음료를 받았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용량 미달에 대한 입증 자체가 쉽지 않아 소비자와 업체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업체가 안내하는 정량과 소비자가 받은 음료의 양을 직접 대조해 사실을 증명해 봐야 보상은 교환이나 환불에 그친다. 5000원 안팎의 음료값을 보상받기 위해 시간 손실과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다.

이디야 커피 등 일부 브랜드는 판매하는 음료들의 총용량도 안내하지 않는다. 현행법상 프랜차이즈 카페엔 영양성분 표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표시 기준의 허점을 업체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21일 전국 점포 수 기준 프랜차이즈 카페 상위 5곳(테이크아웃 전문 카페 제외)을 대상으로 공식 홈페이지와 자체 앱 내 커피·음료 정량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디야커피만 총용량을 기재하지 않고 있다.

이디야커피를 제외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들은 소비자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영양성분과 용량을 자율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작은 사이즈를 기준으로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는 355ml, 커피에반하다는 12온즈(12oz), 요거프레소는 360ml로 표시했다.
 


이디야커피 커피·음료 사이즈는 레귤러(Regular)와 엑스트라(Extra) 두 종류로만 운영된다. 레귤러는 384ml, 엑스트라는 651ml다.

이 업체는 수년 전만 해도 레귤러와 엑스트라 용량을 각각 384ml, 651ml로 안내했는데, 온라인상에서 이디야커피 용량 미달 논란이 일자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영양성분 안내에서 용량만 쏙 제외했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글을 작성한 소비자는 2018년 7월 초 이디야에서 엑스트라 사이즈 음료를 주문, 스타벅스 텀블러(473ml)에 바로 옮겨 담았다. 178ml 차이로 인해 한참 남을 줄 알았으나 작은 사이즈 텀블러에 넉넉히 들어갔다고.|
 

▲티스토리(Tistory) 곰돌희의 이중생활 채널에 2018년 7월 게재된 '이디야 바닐라라떼 엑스트라 사이즈, 스타벅스 그란데 텀블러에 담기' 게시글 이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티스토리(Tistory) 곰돌희의 이중생활 채널에 2018년 7월 게재된 '이디야 바닐라라떼 엑스트라 사이즈, 스타벅스 그란데 텀블러에 담기' 게시글 이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공식 홈페이지와 자체 어플리케이션에서 음료의 양을 표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궁금한 소비자들은 매장에 문의해 답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 메뉴에 대한 정량미달 의심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에도 '이디야 얼음 적게 이게 맞는거?'라는 제목으로 이디야커피 음료 양이 지나치게 적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작성자는 동일한 매장에서 동일한 요구사항(얼음을 적게 넣어달라)으로 주문하는데, 이날 받은 음료 용량이 평소 용량에 비해 너무 적었다며 정량이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글에는 이디야 직원이 쓴 것처럼 보이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을 작성한 이디야 직원은 "얼음을 적게 요청한 경우 얼음을 몇 개 빼야 하는지 레시피가 정해져 있지 않아 양이 다르다"면서 "이디야는 가맹시스템이므로 세부적인 것까지 매뉴얼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카페, 블로그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도 이디야커피에서 정량에 못 미치는 음료를 받은 것 같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몇 모금만 마시면 다 마실 것 같다', '두 모금 정도 마시니 없어졌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달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에 올라온 게시글
▲지난 달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에 올라온 게시글
▲이디야커피에서 아이스 음료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에서 용량 부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디야커피에서 아이스 음료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네이버 카페 커뮤니티에서 용량 부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의심하고 문제를 제기해도 실질적 구제는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의적으로 양을 줄여 판매해도 소비자는 의심만 할 뿐 확인하기가 힘들다. 이들 업체가 다루는 메뉴들은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되는 식품인데다, 액체 음료뿐 아니라 얼음 등도 용량으로 포함되고 있어 문제를 지적할 법적 근거도 없다.

객관성을 담보하는 입증은 음료 중량을 안내하는 브랜드에 한하며 그 과정도 5000원 안팎의 음료값 대비 지나치게 번거롭고 복잡해 그 자체가 무리라는 판단이다.

이디야커피 측은 아메리카노 레귤러 사이즈 기준 아이스 커피와 뜨거운 커피의 용량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으나 아이스 음료에 얼음이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이 적다고 느끼는 것 같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매장에선 본사에서 전달하는 음료 제조 메뉴얼을 준수하고 있다. 얼음 양에 따라 간혹 적어보인다고 말하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지만 매장별 양에 대한 편차는 없다"고 말했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정해진 원액을 사용하는 등 동일한 레시피를 활용하고 있지만 매장마다 다소 제조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고객이 항의할 경우 다시 만들어 주거나 음료값을 환불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 한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은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돼 있어 영양성분 표기가 의무사항은 아니다. 다만 소비자 알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해 자발적으로 모든 메뉴에 대한 영양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음료는 직원이 수작업으로 제조하므로 특성상 중량과 부피는 약간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음료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는 원액과 파우더 양은 동일하게 제공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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