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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음료 온장고 장시간 보관하면 발암물질 나온다?...팩트?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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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음료 온장고 장시간 보관하면 발암물질 나온다?...팩트? 가짜뉴스?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10.20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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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추위로 따뜻한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온장고에 장시간 보관된 페트(PET) 음료가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페트병에 열을 가하면 안티몬,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발암성 물질이 생성될 것이라는 걱정들이다.

그러나 이는 페트에 대한 잘못된 상식에서 빚어진 오해다. 페트병은 EDC 등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키는 성분을 포함하지 않으며, 열처리 공정도 거치고 있어 90°C 이상의 뜨거운 액체를 담아도 안전하다.

제주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이달 초 편의점에서 온장고에 보관된 해태HTB '썬키스트 허니음료'를 구매해 마시던 중 문득 의문이 들었다. 제품 라벨지 하단에 용기 재질을 페트로 표기하고 있었는데, 페트에 열을 가할 경우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한다.

한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된 관련 게시글에선 페트 제품을 고온에 방치하면 발암 물질인 안티몬이 발생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썬키스트 허니음료 용기 라벨지엔 50~60°C 온도에서 2주 이상 보관하면 안 되며 60°C 초과 온도로는 절대 보관하지 말라는 주의사항이 써 있었다.

김 씨는 "데우면 안 되는 용기를 편의점에서 데워 파는 것 같다. 페트 음료를 뜨겁게 가열하면 발암물질이 나온다는데 실제 장시간 온장고에 넣어도 문제 없는지 궁금하다"며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해태HTB '썬키스트 허니음료' 라벨지에 표기된 용기 재질과 주의사항
▲해태HTB '썬키스트 허니음료' 라벨지에 표기된 용기 재질과 주의사항

김 씨처럼 페트병에 장시간 열을 가하면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이는 페트의 특성을 간과해 빚어진 오해다.

제조되는 플라스틱 제품들은 페트와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PVC(폴리염화비닐),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PS(폴리스티렌), PC(폴리카보네이트) 등 총 일곱 가지 종류로 구분되는데 어떤 재질의 플라스틱이냐에 따라 위험성이 갈리게 된다.

이 중 가벼우면서도 잘 깨지지 않아 음료병으로 많이 사용되는 페트는 PET 또는 PETE로 불리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약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페트에는 DEHP(디에틸헥실 프탈레이트)와 같은 가소제 성분이나 비스페놀 A(Bisphenol A) 원료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

비스페놀 A는 PC의 원료물질로 사용되며, 가소제는 딱딱한 성질의 PVC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사용된다. 페트는 당초 이들 성분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페트는 발암물질 우려도 적다. 앞서 페트병을 대상으로 실시한 식약처 연구에서 안티몬,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은 보관 기간과 온도, 햇빛 노출이 증가할수록 그 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안전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다만 찌그러짐은 예외다. 열처리 공정이 없는 페트병은 약 55℃ 이상에서 하얗게 변하거나 찌그러지는 변형이 일어난다. 열처리를 거치게 되면 90℃가량의 뜨거운 물을 담아도 변형이 발생하지 않는다.

식약처는 "페트와 페트병의 뚜껑에서 유발될 수 있는 유해물질과 불순물 관리를 위해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기준과 규격을 페트 제품들이 준수하게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태HTB 측은 페트 음료 라벨지에 표시한 주의사항의 경우 최적화된 맛과 품질을 위한 보관 조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해태HTB 관계자는 "라벨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는 주의사항은 발암물질과는 무관하다. 또 열처리와 살균 공정도 거치고 있어 병의 변형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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