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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시대 본격 개막 ‘과감한 도전’ 천명...‘뉴삼성’ 실행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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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시대 본격 개막 ‘과감한 도전’ 천명...‘뉴삼성’ 실행 속도 낸다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2.10.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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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뉴삼성’ 구상이 빠르게 구체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삼성전자 이사회는 김한조 이사회 의장 발의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안건을 논의했고 글로벌 대외 여건 악화 속에 책임 경영,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승진을 의결했다.

이 회장은 2014년 고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이후 부회장으로서 실질적인 삼성의 총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국정농단 등 사업리스크로 회장 승진을 하지 못했다. 취업 제한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지도 못했고, 매주 법원을 찾으며 심력을 쏟아야 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 족쇄가 풀렸고, 주변에선 회장 승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올 연말 이건희 회장 2주기(10월 25일), 삼성 창립기념일(11월 1일), 이병철 선대회장 35주기(11월 19일), 정기인사(12월) 등 굵직한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되면서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사면 후 현장 광폭 행보와 이건희 회장 2주기에 전현직 임원 300여명이 대거 참석한 것도 회장 승진의 전조로 여겨졌다.

이 회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승진 소회를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
지난 8월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
이 회장이 과감한 도전을 천명한 가운데 위기 돌파를 위한 ‘뉴삼성’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이 그리고 있는 ‘뉴삼성’의 관전포인트는 초격차 그리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 인수합병(M&A), 리더십 강화 등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후 삼성그룹의 국내외 주요 사업현장을 직접 찾아 현안을 챙기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리더십을 보였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시작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SDS 잠실캠퍼스, 삼성인력개발원, 삼성전자 파나마법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등을 잇달아 찾았다.

오랜 기간 사법리스크 족쇄로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 부회장의 현장행보였기에 의미는 더욱 크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내부를 먼저 챙기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회장으로서 책임경영 전면에 나선 이 회장의 당면 과제는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실현이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립 등 기술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9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밝혔다.

메모리 시장에선 독보적 1위지만, 시스템반도체에선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선단 노드 선점이나 경쟁사의 주요 고객 확보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현재 투자 집행이 늦어지고 있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19년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 개발에 13조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가 투자 논의가 지연되면서 내년에도 QD-OLED 생산능력은 지금과 같은 월 3만장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해 투자가 늦은 삼성SDI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미국이 자국 내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미국 투자 열쇠는 삼성SDI가 쥐고 있다.

125조 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활용한 대규모 M&A 전략 실행도 관심거리다. 삼성 경영진들은 올 초부터 줄곧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내부적으로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한 M&A 후보군을 상당수 추린 상황으로 전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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