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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톡]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시리즈 최초 '오픈월드'...'진화'엔 실패했지만 '재미'는 녹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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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톡]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시리즈 최초 '오픈월드'...'진화'엔 실패했지만 '재미'는 녹슬지 않아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2.11.25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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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대표 트리플A급 타이틀 ‘포켓몬스터’ 시리즈 최신작 ‘스칼렛·바이올렛’이 지난 16일 출시됐다.

이번 작품은 시리즈 최초로 세미 오픈월드 방식을 채택한 ‘레전드 아르세우스’가 출시된 지 단 10개월 만에 등장한 신작이다.

완전한 심리스 오픈월드 방식을 채택했다는 이번 작품을 직접 플레이하며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봤다.

◆ 진화 시작한 포켓몬스터...이젠 '심리스 오픈월드'

1세대부터 지난 8세대까지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플레이 방식은 크게 변한 적이 없었다. 개발진의 의도대로, 선형적 구조를 가진 레벨디자인을 따라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에 엔딩을 볼 수 있는 그런 게임이었다.

그러다 올 초 혜성처럼 등장한 작품이 바로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다. 세미 오픈월드를 채택했고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레벨디자인에 따라 구역이 나뉘다 보니 플레이는 여전히 선형적인 구조였다.

▲이젠 자유롭게 경계없는 포켓몬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자유롭게 경계없는 포켓몬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 방식만큼은 이전의 틀을 확실히 깼다. 필드에서 포켓몬스터를 활용해 다양한 채집이 가능했고 전투 없이 몬스터볼만 던져서 포켓몬을 잡는 것도 가능하다.

9세대 신작인 스칼렛·바이올렛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맵 혹은 구역 간 경계가 없는 ‘심리스 오픈월드’ 방식을 채택한다고 알려져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실제 게임도 심리스 오픈월드로 구현돼 포켓몬스터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한다는 콘셉트는 확실하게 살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스칼렛·바이올렛의 오픈월드는 게이머들이 기대하던 ‘오픈월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아쉬운 모습이다.

게임에 경계선은 없지만 모든 필드에 배치된 포켓몬스터들의 레벨이 정해져 있어 게이머는 그 경계를 넘나들기 위해 자신의 레벨에 맞는 스토리 퀘스트를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

▲자유롭게 모험하라더니...결국 레벨에 맞춰 천천히 진행해야 했다.
▲자유롭게 모험하라더니...결국 레벨에 맞춰 천천히 진행해야 했다

무턱대고 자유롭게 움직여도 몬스터들 레벨이 차이가 나 진행이 어렵다. 결국 다룰 수 있는 포켓몬 레벨 상한을 늘려주는 ‘챔피언 로드’를 진행하게 된다.

도처에 배치된 절벽이나 산을 타기 위해선 오프닝에서 얻게 되는 ‘코라이돈(스칼렛)’ 혹은 ‘미라이돈(바이올렛)’의 관련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레전드 루트’를 진행해야 한다.

또 이 모든 콘텐츠를 마무리하고 나면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패러독스’류 포켓몬스터를 획득하기 위해 ‘팔데아의 대공’이라는 구역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 지역은 앞의 두 루트와 ‘스타더스트☆스트리트’ 루트를 모두 진행해야 오픈된다.

▲낮과 밤, 날씨 변화도 존재하지만 우리가 아는 오픈월드처럼 필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낮과 밤, 날씨 변화도 존재하지만 우리가 아는 오픈월드처럼 필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필드 위에서의 다양한 상호 작용도 전편인 레전드 아르세우스보다 못하다. 포켓몬을 이용한 채집이나 볼만을 활용해 포켓몬을 획득하는 시스템은 온데간데없다.

이외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는 포켓몬 배틀을 걸어오는 트레이너 정도가 전부라 사실상 8세대(소드·실드, 아르세우스) 이전 포켓몬스터와 크게 다를 게 없다.

게다가 스위치처럼 작은 기기로 심리스 오픈월드를 구현하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프레임 드랍(끊김, 렉)이 발생해 게임 플레이 자체가 불안한 느낌이고 그래픽은 어딜 가도 픽셀이 깨져 도트들이 훤히 보여 만들다가 만 듯한 느낌을 준다.

▲연출 장면에서도 픽셀이 깨지는 장면을 찾을 수 있다(포켓몬 머리 부분 참고)
▲연출 장면에서도 픽셀이 깨지는 장면을 찾을 수 있다(포켓몬 머리 부분 참고)

◆ 그래도 역시 명불허전...포켓몬 수집 재미는 여전

여기까지만 보면 분명 “그럼 이번 작품이 망했다는 거야?”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번 작품은 ‘오픈월드’라는 프레임만 벗겨내면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포켓몬스터 팬들에겐 잘 만든 수작이다.

우선 스칼렛·바이올렛은 최근 작품들과 다르게 풀3D로 포켓몬스터를 제작하기 위해 모션 캡처 방식을 채택했다. 또 이번 작품에서 포켓몬스터의 넘버링이 드디어 1000번을 넘겼다. 또 ‘테라스탈’이라는 포켓몬스터의 변신 시스템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테라스탈 변신을 하고 있는 포켓몬스터들
▲테라스탈 변신을 하고 있는 포켓몬스터들

스토리와 레벨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성인의 기준에선 다소 유치할 수 있겠으나 ‘챔피언 로드’와 ‘레전드’, ‘스타더스트☆스트리트’의 3개 루트가 유기적으로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며 메인 스토리를 이끌어 나간다.

또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누구라도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레벨 디자인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참고로 기자가 엔딩을 보는데 소요한 플레이타임은 약 20시간 정도다.

▲재액 포켓몬스터는 모두 '악' 타입이며 불꽃, 풀, 얼음, 땅 4마리가 존재한다
▲재액 포켓몬스터는 모두 '악' 타입이며 불꽃, 풀, 얼음, 땅 4마리가 존재한다

오픈월드라는 장르를 살리기 위한 탐험의 요소도 들어가 있다. 다른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도 모든 루트를 진행하고 엔딩을 보고 나면 본격적인 수집형 RPG 모드(?)가 시작된다. 

이때는 라이드 포켓몬이 모든 기술을 획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나름 맵을 구석구석 뒤지는 재미도 있고 이 과정 중 맵 도처의 ‘말뚝’을 제거해 4가지 ‘재액 포켓몬’을 수집할 수 있다.

▲맵 도처에 숨어있는 모으령을 발견해 '코인'을 얻어보자
▲맵 도처에 숨어있는 모으령을 발견해 '코인'을 얻어보자

또 ‘모으령’이라는 포켓몬스터를 진화시키기 위한 코인 수집, 소드 실드에서 새로운 플레이 요소로 자리 잡은 ‘레이드 굴’ 등을 본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 재미는 여전했지만...'진화'엔 실패한 9세대

기자는 이번 9세대 포켓몬스터를 플레이하며 게임 자체엔 크게 불만이 없었다.

포켓몬은 여전히 귀여웠고 특유의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스토리와 쉬운 난이도는 엔딩을 보는 순간까지 스위치를 손에서 거의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오픈월드를 표방했지만 특별함과 새로움은 없었다
▲오픈월드를 표방했지만 특별함과 새로움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심리스 오픈월드’를 표방해왔고, 이 시도 자체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머들이 바라는 다양한 상호 작용과 비선형적 플레이가 가능한 ‘오픈월드’적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차라리 ‘세미 오픈월드’라던 전작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 경험했던 새롭고 다채로운 여러 플레이 요소가 그리워지는 수준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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