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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갑작스런 배터리 방전 놓고 다툼 잦아..."블랙박스가 원인" vs "제품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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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갑작스런 배터리 방전 놓고 다툼 잦아..."블랙박스가 원인" vs "제품 결함"
한번 고장 시 3년에 한 번씩 교체 필요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2.12.1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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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해 10월에 산 기아 카니발이 최근 배터리 충전 이상으로 '정지 시 공해전 방지 기능'  작동 불가 문제를 겪고 있다. 급히 서비스 센터를 찾았으나 "배터리 충전량에 문제가 있는 건 맞으나 블랙박스가 원인이라 무상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김 씨는 “차량 내부에 전자기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블랙박스 하나 있다고 배터리 방전 문제를 다 블랙박스로 돌려도 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인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1월 구입한 아우디 A6가 최근 시동이 걸리지 않고 방전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급히 긴급 출동을 불러 배터리 점프 후 서비스센터를 찾았는데 ‘배터리 결함’이란 진단을 받았지만 배터리가 소모품이라 무상수리는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김 씨는 “출고 1년도 되지 않은 신차에 배터리를 교체할 만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돼 무상수리 불가라는 답변을 받아들이기 힘들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겨울철마다 자동차 배터리 방전  고장이 흔히 일어나다 보니 원인을 놓고 운전자와 제조사 간 갈등도 빈번하다.

자동차업체들은 차량 내 전자기기 설치, 운전 습관 등을 이유로 책임 소재를 소비자에게 돌리지만 운전자들은 배터리 불량을 의심하고 있다. 

배터리는 자동차 시동을 걸 때 기동 전동기와 점화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장치 내부에 황산이 들어 있어 온도가 낮아지면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고 방전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한 번 방전된 배터리는 고장이 잦기 때문에 통상 3년에 한 번씩 교체한다. 

배터리가 방전되는 이유는 기온 영향도 있으나 라이트를 켠 채로 시동을 끄거나 차량 실내 전자기기를 많이 사용했을 때도 원인이 된다.

최근 들어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배터리가 고장났다며 제조상 문제를 지적하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서비스센터를 찾으면 고장 원인을 블랙박스 탓으로만 돌린다고 지적했다. 억울해도 운전자 습관으로 원인을 돌리면 차량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로선 다른 결함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배터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필수 무상보증에 해당하지 않는다. 게다가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은 이마저도 제외돼 보상을 받기 쉽지 않다. 

아우디 관계자는 “배터리는 소모품으로 분류돼 일반적으로 보증에서 제외된다. 자체 결함이 발견될 때만 보증 수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무상보증 항목에 배터리를 포함하고 있지만 사실 블랙박스가 탑재된 차량의 경우는 방전, 손상 위험이 있어 제외된다. 이는 보증 설명서에도 명시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품질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 오랜 기간 차량을 방치했다거나 습관적으로 블랙박스 녹화를 켜둔다거나 하는 운전자 습관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 전자기기가 있다면 무상 수리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방전 시 무조건 제조사 탓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운전자의 습관인데, 자기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배터리 방전을 부르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갑자기 온도가 내려가면 배터리 성능이 평소의 20~30%는 저하되는 만큼 블랙박스 상시 녹화를 꺼두고 잦은 시동과 덜 추운 곳에 주차하는 등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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