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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승진...'한 지붕 두 가족' 영풍 장세준 부회장도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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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승진...'한 지붕 두 가족' 영풍 장세준 부회장도 대관식?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2.12.1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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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3세 최윤범(47) 대표가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에 있는 영풍그룹 후계자 장세준(48) 부회장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영풍그룹은 1949년 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이후 3대째 두 집안이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장 씨 일가는 전자계열, 최 씨 일가는 고려아연 등 비전자계열을 맡아 왔다.

오너 3세인 최윤범 회장과 장세준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의 상황이 별로 다르지 않다. 40대 후반으로 비슷한 또래의 3세이고, 두 사람 모두 주력 계열사 대표로서 견고한 실적을 내며 경영능력도 입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분 승계에 있어서는 그룹 지주사 (주)영풍 지분을 16.89% 보유한 장 부회장이 최 회장보다 오히려 앞서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그룹은 내년 1월 중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간 장 부회장과 최 회장이 오너 3세로서 나란히 후계수업을 받아온 터라, 곧 있을 영풍그룹 인사에서 장 부회장의 거취에 시선이 모아진다.

장세준 부회장(왼쪽), 최윤범 회장
장세준 부회장(왼쪽), 최윤범 회장

그룹 내 최 씨 일가가 맡고 있는 고려아연은 지난 13일 인사에서 최윤범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최 회장은 고(故)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2019년 대표로 선임된 이후 매출이 6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9조98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1조 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의 장남인 장세준 부회장 역시 영풍 전자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 대표를 맡아 후계자로서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장 고문은 고(故) 장병희 창업주의 차남이다.

장 부회장이 CEO로 선임된 첫해인 2020년 매출은 9000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1조4240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조65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1000억 원 이상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쓸 전망이다.

장 부회장은 과거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을 때 체면을 크게 구긴 적 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영풍전자 대표를 맡았는데, 재임 기간 매출은 44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장 부회장으로서는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코리아써키트의 실적 호조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장 부회장은 취임 후 내실을 다지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전략을 추구하며 코로나19 특수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적인 전자제품 고성능화 추세에 대응해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최적화된 기판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제조기술을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장 부회장은 지분 승계 측면에서 최 회장을 크게 앞서 있다. 장 고문이 1998년 일찌감치 자녀들에게 지분을 승계하면서 장 부회장은 사실상 대관식만 남겨둔 상태다. 

장 부회장은 영풍그룹 지주사인 (주)영풍 지분 16.8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장형진 고문이 지닌 지분은 0.68%에 그친다. 장 부회장 동생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11.15%)는 개인 2대주주다.

동생을 제외하더라도 영풍개발과 씨케이 등 계열사 지분을 합치면 40% 이상으로 (주)영풍을 지배하는데 문제가 없다.


고려아연이 3세 시대를 열면서 계열분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26.11% 지분을 보유한 (주)영풍이다. 최 회장(1.72%) 등 최 씨 일가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분은 약 13%다. 최 회장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1.72%에 그친다. 사촌형제들과의 지분차이도 크지 않다.

최 씨 일가가 보유한 (주)영풍 지분은 10%가량인데, 고려아연(약 12조 원)의 시가총액이 (주)영풍(약 1조2000억 원)보다 9배 이상 많아 두 집안 지분 스왑으로 계열분리 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최 씨 일가는 장 씨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사려면 3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영풍그룹 내에서 큰 돈을 버는 계열사가 사실상 고려아연 밖에 없는 것도 걸림돌이다. 영풍 입장에서는 현 체제를 유지하며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는 게 이득이다.

영풍그룹 관계자는 “내년 1월 인사가 실시되기 전까진 장세준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선 알 수 없다.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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