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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태세 전환에 5%대 정기예금 자취 감춰...인터넷·특수은행은 예금금리 계속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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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태세 전환에 5%대 정기예금 자취 감춰...인터넷·특수은행은 예금금리 계속 인상
채권시장 안정화·금융당국 압박, 대형은행 금리 인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12.2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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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까지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이달 들어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 등장했던 1년 만기 5% 이상 정기예금은 케이뱅크 5.0% 상품 1개 빼고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조달 환경이 개선되자 자금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올렸던 수신금리를 점차 내리고 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과 일부 특수은행은 예금 확보 차원에서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 금리 내리는 대형 시중은행...5%대 상품 사라져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 달 들어 대표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 달 1년 만기 기준 금리가 연 5%를 넘겼던 우리은행 '우리WON플러스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최근 연 4% 중반까지 금리를 내렸다.  28일 기준 1년 만기 우리WON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는 연 4.63%, KB Star 정기예금은 연 4.27%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역시 이번 달에만 금리가 0.3%포인트 이상 내려 연 4.5~4.6%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달 들어 채권시장이 안정화된 점이 시중은행 수신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채권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은행 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은행들은 대규모 자금 유치를 위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렸다. 특히 은행채 금리와 같은 시장금리도 상승하다보니 은행 수신상품 금리도 동반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달 들어 채권시장이 안정화 추세에 들어가면서 시장금리도 안정화됨에 따라 은행 수신금리 상승세도 둔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연말 들어 퇴직연금 수요가 늘어난 점도 정기예금 금리 상승을 억제한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퇴직연금 기초자산을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보다는 주식이나 펀드 같은 원금비보장상품 선호도가 높았지만 올 들어 자본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체 퇴직연금 자산에서 정기예금 비중이 늘었다. 

결과적으로 퇴직연금을 통한 정기예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 은행들이 굳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면서까지 대응할 필요성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11월 대비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린 유인이 떨어진 점에서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달 수신금리를 오히려 내리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수요 많아" 금리 올리는 특수·인터넷전문은행

특수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일부 수신상품 금리를 이달 들어서도 올리거나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최근 한 달간 예금 금리를 올린 바 있다. 케이뱅크는 정기예금 상품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 달 28일부터 1년 만기 기준 연 4.6%에서 연 5.0%로 0.4%포인트 인상했다. 코드K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본금리 기준 정기예금 중에서 현재 금리가 가장 높다. 

정기예금이 없는 토스뱅크는 지난 12일부터 파킹통장인 '토스뱅크 통장' 금리를 5000만 원 초과금액에 대해 연 4.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예수금 1억 원 기준 고객의 경우 종전에는 금리가 연 2.3%였지만 인상 이후 연 3.15%로 0.85%포인트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후발주자로서 금리 상승을 통한 고객 유치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중은행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내년 초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의 경우 은행 덩치를 키워야하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부 특수은행들도 시중은행과 달리 개별 상품의 금리를 올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KDB Hi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가 28일 기준 연 4.90%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고 수협은행 'sh해양플라스틱Zero!' 예금도 같은 기간 1년 만기 금리가 연 4.25%에서 4.55%로 0.3%포인트 올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 대비 정기예금 금리가 일시적으로 높은 상황이고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보다는 낮다"면서 "내년 1월 정도 다른 시중은행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책성 대출 취급이 많은 특수은행들은 자금 충당을 위해 특수채를 발행하거나 예금으로 조달한다. 특수채의 경우 은행채와 마찬가지로 금융당국 차원에서 채권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발행자제를 권고하면서 정기예금을 통한 자금 유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 달 들어서도 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이달 들어 은행 대출금리도 소폭 인하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4.59~6.11%를 기록해 월초 대비 0.2~0.3%포인트 내렸고 은행채 6개월 물을 기준으로 하는 신용대출 금리도 6.08~7.27%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0.1~0.2%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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