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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비 '1년 내 무상 AS' 유명무실?...하자 인정 등 이용 조건 까다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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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비 '1년 내 무상 AS' 유명무실?...하자 인정 등 이용 조건 까다로워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01.09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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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10월 트렌비에서 명품 가방을 구매했다. 가방을 들고 다닌 지 한 달 만에 가방 끈을 고정하는 금장 나사가 빠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김 씨는 1년 무상 수리로 알고 있었으나 고객센터는 "고객이 일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견적 수리비 7만7000원 중 5만 원은 트렌비가, 나머지는 김 씨가 부담키로 하고 제품을 업체에 보냈다. 그러나 AS를 접수한 날로부터 한 달이 지나도록 받지 못했다고. 김 씨는 “무상 수리도 못하고 제품도 받지 못한 답답한 상황”이라며 “트렌비를 믿고 구매한 만큼 배신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구매한 지 한 달 만에 가방 끈을 연결하는 금장 나사가 빠진 모습
▲구매한 지 한 달 만에 가방 끈을 연결하는 금장 나사가 빠진 모습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대대적으로 선보인 '1년 내 무상 AS' 정책이 유명무실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구매 1년 내 무상수리를 전면에 내걸고 있지만 이용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수리비를 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건은 AS접수부터 처리까지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트렌비 관계자는 내부 규정 및 명품 수선 특성으로 수리비 발생이나 수리 지연 등 제약이 있다는 입장이다.

트렌비는 지난해 8월 명품 구매 후까지 책임지는 ‘트렌비 케어비’ 서비스를 론칭했다. 서비스 내용은 전상품 무료배송, 정·가품 무료감정, 무상 AS다. 무상AS의 경우 구매 후 1년 안에 고객에 의한 파손이나 손상을 제외하고 제품 자체의 하자 발생 시 트렌비에서 무상으로 수리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렌비 홈페이지에 올라 온 AS 관련 필독사항을 보면 ▲고객 과실에 따른 손상 ▲부자재 수급이 어렵거나 수선처 AS 불가한 경우 ▲고의적인 상품 훼손 ▲사이즈 줄임, 벨트 구멍, 가방 끈 길이 조절 등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상 AS를 받으려면 여러 조건이 수반되다 보니 '일부 범위 내 지원'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이같은 AS 정책은 회사의 내부 사정에 의해 별도 고지 없이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모든 제품 판매창 하단 ‘트렌비 프리미엄 서비스’란에 안내돼 있다.

다만 위 필독사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1년 내에 무상수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 트렌비 내부 판단에 의해서다. 

트렌비에 따르면 2주 이내 접수 건은 대체로 상품 하자로 파악해 무상AS를 진행하고 있다. 2주라는 기간은 내부 무상 서비스 제공 정책이며 따로 해당 기간을 홈페이지에 명시해 놓고 있진 않다.

트렌비 관계자는 "실제 2주가 경과했어도 무상AS 제공 사례가 발생하면 지원하기 때문에 따로 해당 기간을 홈페이지에 명시하지 않았다"며 "정확하게는 정품 전문 수리업체의 수리가 필요한 경우와 전문수선업체 전문가의 의견에 따른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2주 이내에 문제가 발생하면 제품 하자로 인정되기 쉬우나 기간이 지나면 무상AS 판단 기준 역시 높아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트렌비 관계자는 2주란 어디까지나 내부 기준이기에 유동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리비용도 관건이다. 트렌비는 현재 최대 5만 원까지 수선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만일 수리비용이 5만 원 이내라면 원래 규정대로 무상AS를 받을 수 있으나, 5만 원 이상일 경우 본인 과실이 아님에도 경우에 따라 추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트렌비 관계자는 "고객의 기호에 의한 수선, 출고 및 개봉 직후 발견된 결함 이외에 사용 중 발생된 수선 필요건이라고 판단되지만 그 개념이 모호할 경우 최대 5만 원의 수선비용 지원으로 절충하고 있다"며 "이를 따로 설명하지 않은 이유는 하자 사례가 다양하고 수선처 검수 결과에 따라 수선 비용이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무상AS를 받으려면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해 소통 창구인 고객센터에서조차 케어비 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는 등 혼란이 있는 실정이다.

홈페이지 1:1 채팅을 통해 문의하자 담당자는 ‘무상 AS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고, 고객센터로 전화해보니 일정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말뿐 무상AS에 대해선 언급도 하지 않기도 했다.

트렌비는 AS 접수·처리의 과도한 지연에 대해선 명품 수선 특성상 AS접수부터 고객 반환까지 평균 3~4주 소요된다고 전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명품의 경우 일반 수선과 달리 부자재 수급이 어렵거나 복잡한 공정으로 오랜 시일이 걸리며 실제 수선 가능여부 및 기간은 수선 업체 검토 후 결정되므로 기한을 명시하지 않고 접수 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정상 오해가 없도록 이후 장시간 소요 가능성을 사전 고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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