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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서 가장 많이 판치는 짝퉁은?...에어팟 등 전자기기와 명품백이 절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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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서 가장 많이 판치는 짝퉁은?...에어팟 등 전자기기와 명품백이 절반 차지
화장품, 신발, 의류도 10% 이상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23.10.06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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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 사는 윤 모(여)씨는 지난해 10월 네이버쇼핑을 통해 명품 브랜드 셀린느에서 나온 '큐브백'을 구매했다. 별 의심없이 잘 쓰다가 윤 씨 친구가 백화점 매장에서 산 같은 모델의 가방을 본 뒤 가품이라는 의심이 들었다고. 친구가 윤 씨 대신 사설 감정원에 가방을 맡겼고 위조품으로 판정 받았다. 윤 씨는 "네이버쇼핑 고객센터에서는 구매 후 30일이 지난 데다 판매자도 연락이 되지 않아 구제할 수 없다고 하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명품백을 사설감정원에서 감정한 결과 로고 마감, 금형 마감 및 부자재 등이 정품과 상이해 가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명품백을 사설감정원에서 감정한 결과 로고 마감, 금형 마감 및 부자재 등이 정품과 상이해 가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 서울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롯데온에서 화장품 브랜드 라메르의 쿠션을 구매했다. 기존에 쓰던 것과 같은 색상을 주문했는데 미묘하게 차이가 났다. 롯데백화점 매장에 제품을 들고가 확인한 결과 가품으로 나왔다. 김 씨는 "롯데를 믿고 구매했는데 이런 가품을 거르지 못한다면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화장품 쿠션이 같은 색상인데 미묘하게 차이를 보인다
▲화장품 쿠션이 같은 색상인데 미묘하게 차이를 보인다

# 충주에 사는 김 모(여)씨는 인터파크에서 메종 마르지엘라의 100만 원대 가방을 구매했다. 판매 페이지에 '정품'이라고 돼 있어 믿고 샀으나 배송 받은 제품이 허접해 보였다고. 아무리 봐도 정품과는 차이가 있어 사설 감정원에 맡겼고 '가품'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김 씨는 "온라인몰에 가품이 많다고 해도 내가 이런 일을 겪을 줄은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소비자가 구매한 명품가방이 사설감정원에서 가품으로 판명났다
▲소비자가 구매한 명품가방이 사설감정원에서 가품으로 판명났다

# 전남 순천에 사는 강 모(여)씨는 지난 1월 위메프에서 산 애플 에어팟이 고장나 서비스센터를 찾았으나 가품이라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제품을 판 판매자에게 항의하려고 했으나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 연락이 되지 않았다. 강 씨는 "위메프 고객센터에서는 환불 받으려면 판매자와 연락해야 한다는 데 판매자는 도통 연락이 닿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에어팟을 수리하러 간 소비자가 엔지니어로부터 정품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고 깜짝 놀랐다
▲에어팟을 수리하러 간 소비자가 엔지니어로부터 정품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고 깜짝 놀랐다

# 서울시 송파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향수를 옥션에서 구매했다. 최근 향수를 되팔고자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다가 '가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품과 가품 비교 사항을 살펴보니 김 씨가 구매한 게 가품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김 씨는 "설마했는데 내가 구매한 게 가품이었다. 구매한 지 시간이 지나 구제도 받지 못한다"며 억울해했다.

최근 공영홈쇼핑 온라인몰에서 가품이 유통돼 논란인 가운데 온라인몰들의 고질적 병폐인 위조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온라인몰 업체들마다 판매자 입점 심사 강화, 실시간 모니터링 등 가품 근절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플랫폼 특성상 전상품을 검열할 수 없다는 한계 탓에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가품 판매를 척결할 수 없는 상황이니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수 개월, 몇 년이 지난 뒤 가품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상당수여서 보상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6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9월까지 온라인몰에서 가품을 구매했다는 소비자 불만은 총 324건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한 번꼴로 가품 의혹을 제기하는 소비자 불만이 발생한 셈이다.

네이버쇼핑, 카카오쇼핑, 쿠팡, 롯데온,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G마켓, 옥션, 11번가, 무신사 등 온라인몰은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문제다. 플랫폼 직접 판매 상품보다는 대부분 입점업체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전자기기가 25.3%로 가장 많았고 명품 가방도 22.1%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화장품(16.8%)과 신발(15.8%), 의류(12.6%) 등도 10% 이상으로 집계됐다. 그 외에 골프채 등 골프 관련 용품이 4.2%,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 1.1%, 기타 2.1% 등으로 나타났다.

전자기기류는 상당수가 애플 관련 이슈다. 애플 제품 중에서도 특히 에어팟을 정품으로 알고 샀는데 서비스센터에 방문했다가 가품임을 알게 됐다는 불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명품 가방은 셀린느, 루이비통, 디올, 고야드 등에 대한 가품 의혹이 빗발쳤다. 화장품 중에서는 주로 향수에 대한 민원이 집중됐다. 향이 다르다는 주관적 정황에서부터 프린트된 로고 등이 달라 의혹을 제기하는 일이 많았다.

신발은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로 대중적인 스포츠 브랜드에서 많이 발생했다. 의류는 폴로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톰브라운, 스투시 등에 관한 불만이 이어졌고 캘러웨이, 말본 등 골프 용품에 대한 가품 의혹도 눈에 띄게 늘었다.

화장품, 의류, 신발 등은 특성상 제품을 배송받은 직후 가품 의혹을 제기하는 일이 많았지만 전자기기, 명품가방 등은 사용 중 고장나 AS를 받을 때 뒤늦게 위조품임을 알게 되는 일이 빈번해 구제도 쉽지 않다.

유통업체들도 가품 판매를 막기 위해 입점업체 △가입 승인 절차를 까다로게 하거나 △실시간 모니터링 △가품 보상제 등 자구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가품 판매가 적발되면 판매자를 영구퇴출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온라인몰 특성상 모든 입점 상품을 검열할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가품 유통 근절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몰 플랫폼이 오픈마켓 형태로 돼 있어 개별 판매자들이 가품을 판매할 경우 일일히 점검하고 거르기가 쉽지 않으니 플래폼 사업자가 가품을 신고하는 창구를 활성화시키고 적발 시 엄정한 처벌 메뉴얼을 두고 이를 강력하게 실천해 나간다면 개선이 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입점업체 선정 절차를 엄격하게 하고 있으며 위조 상품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걸러내기 위해 AI 기반의 시스템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가품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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