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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불나는데 고객센터 불통...라디언스 온열매트에 소비자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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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불나는데 고객센터 불통...라디언스 온열매트에 소비자 불만 폭발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02.0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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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 과열로 불 타 AS 문의하려는데 고객센터는 불통=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라디언스 온열매트 싱글·퀸 사이즈를 각 1개 씩 구매해 사용해왔다. 그 중 아들이 사용하던 싱글 매트의 열선이 과열되면서 아래에 깔아 둔 침대패드까지 까맣게 타 구멍이 났다. 이 씨는 "고객센터와 카카오톡 문의 채널에 3주간 문의를 남겼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검수 결과 이상 없다더니...과열로 불에 탄 매트= 경남 양산시에 사는 박 모(여)씨는 2019년경 라디언스 온열매트를 싱글·퀸 사이즈 각 1개 씩 구매했다. 1년 뒤 싱글매트에서 까맣게 불에 탄 구멍을 발견해 제품을 교환 받았다. 당시 박 씨는 불안감에 같은 시기 구매한 퀸 사이즈도 교환해주길 원했지만 라디언스 측은 검수 결과 열선 과열이 발생하지 않는 제품이라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초 퀸 매트에서도 불에 탄 자국이 발견돼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연결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박 씨는 "소비자에게 불량 제품을 고가로 팔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 온도조절기 타버렸는데 고객센터 연락두절=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는 최근 라디언스 온열매트를 사용하던 중 온도조절기가 타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라디언스에 AS를 문의하고자 고객센터로 전화해 봤지만 받지 않았고 이메일로 보낸 문의글도 확인하지 않았다. 김 씨는 뒤늦게 이 제품이 2020년 리콜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소비자 고발을 한 뒤에야 연락이 오더라. 울화통이 치밀 정도로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토로했다. 

전기요 전문기업인 라디언스가 겨울철만 되면 온열매트 열선 과열 사고와 AS 먹통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온열매트의 열선이 과열돼 매트는 물론 이불, 침대 매트리스까지 타 버리거나 심한 경우 신체에 화상을 입는 일도 있었다. 화재 사고가 아니더라도 고장나 AS를 요청하면 모든 소통 창구가 먹통이라 문의 시 처리까지 수 개월이 걸리며 소비자 분노가 치솟는 상황이다.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라디언스는 해결책을 묻는 질의에 묵묵부답이었다.

3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제기된 라디언스 관련 불만 제보는 총 90여 건이다. 불만 내용은 크게 ▲온열매트 열선 과열 ▲고객센터·이메일·카카오톡 문의 접수 및 처리 지연이다.

온열매트는 다른 침구류와 함께 사용한다는 점에서 열선 과열 시 자칫 큰 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 수면 중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렵기도 하다.

라디언스는 매트 열선 과열 위험으로 벌써 두 차례나 리콜을 진행하면서 제품 안전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2020년 12월에는 발열매트(WS-1000A) 제품이 안전 기준치인 95도(℃)보다 높은 최대 129.9℃까지 발열돼 리콜됐다. 지난해 11월에는 RC 3000 제품의 발열체 온도가 102.5 ℃까지 측정돼 리콜됐다.
 

▲잡플래닛에 라디언스 퇴사자가 남긴 기업 리뷰.
▲잡플래닛에 라디언스 퇴사자가 남긴 기업 리뷰

제품의 지속적인 하자는 라디언스 내부적으로도 이미 인지하는 사안으로 추측된다.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라디언스 전 직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에는 ‘전기매트를 파는 회사인데 전기매트에 불량이 많아 불이 난다. 한두 개 나는 게 아니라 1년에 몇 천 장이 불이 난다. 그런데 개선도 안 하고 여전히 마케팅을 통해 팔린다’며 ‘매일 불이 났다고 고객센터 측으로 전화가 수 천 통이 온다. 양심에 가책을 느끼며 일했다’고 기재했다.

게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교환이나 환불, 수리, 보상 등 업체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먹통이다 보니 불만이 커지는 모양새다.

라디언스는 고객센터(콜센터), 홈페이지 게시판, 카카오톡, 이메일을 통해 AS 문의를 받는다. 소비자들은 고객센터 전화는 연결되기가 매우 어렵고 사이트 고객게시판, 이메일, 카카오톡 상담창에 문의글을 남겨도 답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보니 AS문의 접수부터 처리까지 최소 한 달에서 길게는 석 달 이상 지연돼 정작 제품을 사용해야 할 겨울철에 쓰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라디언스 사이트에 올라온 온열매트 판매 페이지. 제품 상품 문의란에 소비자들이 남긴 문의글
▲라디언스 사이트 온열매트 판매 페이지 '제품 상품 문의란'에 소비자들이 AS 접수가 되지 않는다는 불만글을 쏟아내고 있다

라디언스 제품 과열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AS접수 지연 사태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2019년부터 총 6차례 유사한 내용으로 라디언스에 관해 보도했다. 매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만 4년이 다 되도록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라디언스는 AS접수 및 지연에 관해 지난 달 12일 자사 홈페이지에 ‘고객센터 문의량 폭주에 더해 내부 고객센터 직원들의 단체 코로나 확진으로 콜 응대/홈페이지 게시판/카카오톡 응대가 3~4주 이상 지연되고 있다’며 ‘긴급 문의 건의 경우 메일로 남겨달라’는 공지를 올렸다.

그러나 라디언스 측이 밝힌 문제의 원인은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말 취재 때 밝힌 원인과 여전히 동일하다. 또 계절 가전 특성상 특정 기간에 AS 문의량이 폭주하는 건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다. 라디언스의 통신판매업 신고일은 2016년 8월이다. 업력이 7년에 가까운 계절가전업체가 성수기 문의량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아직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디언스 홈페이지에 올라 온 공지 팝업. 내부 고객센터 문의량 폭주 및 직원 단체 확진 등의 이유로 고객 문의 대응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디언스 홈페이지에 올라 온 공지 팝업. 내부 고객센터 문의량 폭주 및 직원 단체 확진 등의 이유로 고객 문의 대응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성수기 대비해 상담 인력확보가 어렵긴 하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매년 반복된다면 AI 채팅봇 등 다른 방안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라디언스 측에 이 같은 상황을 문의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다른 전기매트 업계 관계자는 “한 업체에서 제품 리콜이 2년에 걸쳐 반복되고 AS 접수 및 처리가 한 달 이상 걸린다면 다소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매년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반복되면 업체에서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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