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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벤츠·아우디 등 수입차 수리 공임비 딜러사별로, 지역별로 제각각...발품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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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벤츠·아우디 등 수입차 수리 공임비 딜러사별로, 지역별로 제각각...발품 팔아야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3.02.1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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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최 모(남)씨는 최근 BMW 차량의 타이어 볼트를 변경하기 위해 세 곳의 서비스센터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세곳 모두 비용이 달랐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처음 출장서비스를 요청했을 때는 출장비 5만원을 포함해 각 볼트 해제 및 변경 비용으로 각 2만 원씩, 총 13만원의 견적이 나왔다. 하지만 늦은 시간에나 가능하다고 해 다른 서비스센터를 찾았고 여기서는 14만 원을 불렀으나 부품이 없어 수리하지 못했다. 그날 다른 곳을 다시 찾았고 이곳은 견적 21만 원을 내놨다. 최 씨는 “똑같은 수리인데 비용은 8만 원 이상 차이가 났다. 서비스센터마다 공임비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게 의아하다”고 의문을 던졌다.

BMW·벤츠·아우디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공임비가 딜러사별, 지역별로 차이가 상당해 소비자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같은 딜러사여도 지역에 따라 시간당 공임비가 달라 총 수리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 서비스센터들이 공임비를 동일하게 책정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적이다.

수입차업계는 딜러사 자율로 공임비를 결정하고 있으며 이를 동일하게 책정할 경우 담합 의혹 등 위법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임대료, 소비자 물가지수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같은 딜러사 서비스센터여도 공임비는 지역별로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서비스센터마다 공임이 차이나기 때문에 덤터기를 쓰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셈이다.

자동차 수리비는 부품비(작업에 소요된 부품 금액)와 공임(작업시간에 대한 인건비)으로 결정된다. 공임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표준정비시간(자동차정비사업자 단체가 공개하는 정비작업별 평균시간)과 시간당 공임(작업시간에 따라 받는 공임금액)이 있다.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등 5개사의 법인 공식 홈페이지에서 부품 가격 정보는 확인할 수 있으나 시간당 공임 정보는 알기 어려웠다. 딜러사마다도 공임비 정보 게시 여부가 달랐다.

지난 2014년부터 제조사들은 자동차 부품 비용을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했다. 다만 시간당 공임은 의무 고지사항이 아니어서 브랜드, 딜러사별로 차이가 있다.

BMW는 "BMW코리아 법인과 공식 딜러는 별개 회사라 각 딜러사가 공임비를 자유롭게 정하는 것에 대해 간섭할 수 없다"며 "딜러별로 공임비 차이는 적은 편"이라고 답했다.

벤츠는 11개 공식딜러사 중 한성자동차·더클래스효성·KCC오토·스타자동차 등 4개사만 홈페이지에서 공임비 관련 자료(시간당 공임, 표준정비시간)를 공개했다. 아우디는 8개 딜러사 중 고진모터스·태안모터스·위본모터스·코오롱아우토 등 7개사가 공임비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볼보와 폭스바겐은 각 7개 공식 딜러사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공임비 정보를 공개했다. 

공임정보 확인이 가능한 딜러사만 놓고 봤을 때 벤츠의 경우 단순 탈부착·교환의 공임비 차이가 최대 1만6500원이었다. 볼보 역시 딜러사에 따라 최대 1만9800원, 폭스바겐은 2만2400원, 아우디는 최대 3만1200원의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5개 수입차 브랜드 중 공임정보를 제공하는 딜러사 대부분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딜러사가 지방 대비 공임비를 높게 책정했다. 또 같은 딜러사라도 수도권에 있는 서비스센터가 지방에 비해 공임비를 더 비싸게 책정됐다.

아우디 측은 "딜러사마다 공임비가 같을 경우에는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이 된다"며 "강남과 같은 수도권과 지방에 같은 공임비를 책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볼보 관계자도 "센터별 공임 책정은 딜러사가 정하며 지역별 임대료와 정비사의 역량 및 임금·운영비, 소비자물가지수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차 브랜드가 공식서비스센터에서 비교적 균일한 가격에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도 대조된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같은 시간을 들여 같은 부품을 교체한다면 비용도 동일한 게 맞다"며 "다만 정비사가 어떤 방식으로 수리할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는 있다"고 밝혔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겸임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자동차 공임비 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자동차 수리업계와 보험업계 사이에서 정해지는 가이드라인으로 부품 가격과 달리 의무적으로 고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브랜드인데 지역별로 공임비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정비사마다 수리 역량에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공개를 꺼려하는 측면도 있다"고 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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