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소통행보를 이어가며 조직을 챙기고, 기술을 강조하며 미래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그룹 창립 85주년을 맞는 삼성은 별도의 행사를 갖지 않기로 했다. 지난 80주년에는 그간의 역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제작했지만, 이번에는 이벤트가 전혀 없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전체 매출이 처음으로 4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실적 분위기가 좋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침체되고 올해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이 전망되는 등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점이 조용한 창립기념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주가흐름이 부진하고, 이 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의 모태는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1938년 3월 1일 설립한 삼성상회(현 삼성물산)다. 이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3월 22일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총수에 오르면서 창립기념일이 이날로 바뀌었다.
85주년 창립기념일을 조용히 넘어가는 것과 달리 삼성의 미래 준비를 위한 이 회장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사장단 간담회에서 “인재와 기술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어진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모바일, 반도체 등 핵심 사업부에 능력 있는 외부 인재를 등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무형자산투자액이 53조1267억 원으로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겼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연구개발비 역시 지난해 24조9292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2019년 처음으로 20조 원대를 기록했고 이후 매년 늘고 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8~9%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임원 중 석·박사 출신 비중이 처음으로 70%를 넘기기도 했다.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 원을 투자해 용인을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파운드리 부문 1위 대만 TSMC를 추격하겠다는 복안이다.
같은 날 로봇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도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 1월 지분 10.22%를 확보한 데 이어 14.99%로 늘렸다.
지난 22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로봇은 또 하나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며 “삼성전자의 로봇 플랫폼 구축과 보행 보조기구 ‘EX1(엑스원)’의 연내 출시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장 취임 후 지방의 협력사 사업장을 돌아보고 있는 이 회장은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초격차 일환으로 2023년까지 반도체, 바이오 등 전략사업에 240조 원의 투자 계획을 진행 중이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비전 달성을 위한 133조 원 투자도 집행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