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무차입’ 고집 고려아연 차입금 1조, 5년 새 30배 폭증...최윤범 회장 체제서 경영전략 변화?
상태바
‘무차입’ 고집 고려아연 차입금 1조, 5년 새 30배 폭증...최윤범 회장 체제서 경영전략 변화?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3.29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으로 유명했던 고려아연(대표 최윤범‧박기덕)의 차입금 규모가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5년간 차입금 규모가 30배가량 커졌고, 지난해 말에는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차입금비율은 8.4%에 불과 아직도 우량하다. 최윤범 회장의 오너 2세 체제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차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1조127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34.9% 증가했다.

최근 5년간 고려아연의 차입금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에는 300억 원대였으나 2020년 1200억 원, 2021년 4300억 원으로 늘었다. 5년 새 30배가 됐다.

고려아연이 차입금을 늘리는 것은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의 변화를 뒀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 2세인 최 회장 체제가 본격화 되면서 은행과 거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영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신사업을 위한 추가적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경영진의 판단이 금융권과의 거래도 하는 방향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최근 수익성 흐름이 부진한 것도 차입금을 적극 조달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에 비해 2.8%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5년간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밖에 없다.

지난 5년간 매출은 6조5967억 원에서 11조1294억 원으로 7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000억~1조 원 사이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입을 통해 9000억 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폐기물 리사이클링, 2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 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까지 실적으로 이어질 만큼 사업이 무르익은 게 아니라 앞으로 투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부회장에서 승진하며 2세 시대를 연 최 회장은 과거부터 아연, 연, 금, 은 등 비철금속 제련회사라는 틀에서 벗어나자는 목소리를 내왔다. 최창근 명예회장은 2021년 들어 대표에서 물러났다. 현재 고려아연의 아연, 연, 금, 은 등의 제련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이른다.

고려아연이 금융권과의 거래에 적극 나서는 사례는 자회사 서린상사(대표 장세환)의 우발채무를 봐도 명확해진다. 고려아연은 비철금속을 제련하고 자회사인 서린상사가 유통을 담당한다.

서린상사는 지난해 우발채무가 약 68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4% 증가했다. 우발채무액은 달러, 위안화 등을 환율로 환산해 계산했다. 국내외 은행들과 한도약정을 늘렸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로 돈을 빌린 게 아니고, 최근 경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우발채무에 대한 한도약정을 추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