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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은 지분투자 '마이너스의 손'?...대우건설‧아시아나‧OCI 지분가치 60%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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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은 지분투자 '마이너스의 손'?...대우건설‧아시아나‧OCI 지분가치 60% 손실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3.30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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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이 수요 둔화로 실적 상승세가 꺾인 상황에서 타 기업 지분투자로 인한 금융자산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석유화학이 수십 년간 장기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직무대행 원유석)과 대우건설(대표 백정완) 지분은 회사의 금융자산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장부가가 취득가 아래에 있거나 위에 있다 해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수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두 회사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에만 700억원 이상 감소했다.

2021년 전략적 투자를 위해 매입한 OCI(대표 백우석) 지분 평가액도 지난해 22% 줄었다.

3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 OCI의 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최초 취득가는 3158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는 1972억 원으로 60% 감소한 상태다.

2021년 말과 비교해도 2755억 원에서 28.4% 줄었다. 주식가치는 1년 새 783억 원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와 대우건설 지분을 장기보유하고 있어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설립주주다. 1989년 11.02% 지분을 취득해 지금까지 갖고 있다. 과거엔 같은 그룹 식구였지만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009년 ‘형제의 난’으로 거리가 멀어졌다. 지금은 기업집단 자체도 다르다.

게다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인수 후 예정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율은 3.98%로 떨어진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지분 60%가량을 갖는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에 인수되기 전후를 비교하면 금호석유화학의 의결권은 천지차이가 되는 셈이다.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취득가 대비 8.7% 증가한 상태다. 연평균 수익률이 0.26%에 그쳐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대우건설 지분 4.49%는 2006년 12월 취득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승자의 저주’ 원인이 된 대우건설 인수에 그룹사로서 금호석화도 참여했다. 금호석화 입장에서는 박삼구 전 회장의 결정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한 상황인데 손해까지 보고 있다.

이들 두 기업은 경영 상황이 좋지 못해 배당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2021년 12월에는 OCI 지분 1.32%를 전략적 사업 제휴 관계 강화 목적으로 취득했다. 아시아나, 대우건설과 취득 경위는 다르지만 지분투자 자체로서 손익은 결과가 다르지 않다.

지난 2년간 ‘조카의 난’을 일으켰던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는 당시 금호석화의 주주가치가 저평가됐다며 아시아나와 대우건설 지분 장기보유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식가치의 변동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며 “미래에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7조9756억 원, 영업이익 1조1477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7%, 52.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4.4%로 전년에 비해 14%포인트 떨어졌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021년부터 이어진 업황 호조로 여전히 증가한 수준이다. 5년 전만해도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3678억 원, 순이익은 2947억 원이다. 이 수준에서 지분투자로 인한 손실이 800억 원가량 발생했다면 주주입장에서 가치훼손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는 석유화학 수요둔화로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성장세가 확연히 꺾일 전망이다.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매출 7조1000억 원, 영업이익이 5553억 원, 당기순이익은 5067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51.6%, 순이익은 50.6% 감소한 수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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