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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침에도 온라인몰 염색약 10개 중 4개는 '전성분표시' 안해...제조사몰은 100%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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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지침에도 온라인몰 염색약 10개 중 4개는 '전성분표시' 안해...제조사몰은 100% 준수
공정위 "소비자 불만 다발하면 재논의할 것"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3.04.13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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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작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온라인몰에서 새치 염색약을 찾다가 ‘천연 성분'이라는 한 제품을 발견했다. 전성분을 알고 싶어 판매 페이지 곳곳을 살폈으나 ‘필수표기정보’에 ‘상세페이지에 별도 표기’라고만 써 있을 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이 씨는 "성분을 알 수 없어 결국 이 온라인몰에서는 구매하지 않았다. 염색약처럼 알러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제품은 특히 소비자에게 전성분을 알릴 의무가 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염색약 등 화장품의 '전성분'을 표시하도록 한 지 7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준수율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염색약의 전성분 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약 41.2%는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다. 제조사 자사몰들이  100% 준수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가이드를 세운 만큼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소비자 민원이 다발할 경우 보완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개선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민원 제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염색약 등 화장품 제조사의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대부분 전성분에 대해 안내하고 있었으나 온라인몰은 판매자에 따라 정보 제공 여부가 달랐다. 온라인몰 차원에서도 입점 판매자에 대한 '제품 정보 제공' 관련 교육을 통한 보완이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7년 2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를 개정하며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잘 알 수 있도록 화장품법에 따라 염색약(화장품)의 모든 성분을 기재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화장품법 제10조(화장품의 기재사항)에서는 화장품 제조에 사용된 모든 성분을 기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정보 부족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자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정보 내용을 강화한 조치다. 당시 개정으로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할 때도 세세한 성분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7년 차에 접어든 현재도 미흡한 수준이다.
 

▲ 일부 온라인몰은 '상품 상세페이지 참조'라고 해놓고 실제 상세페이지에는 샴푸 성분에 대한 아무런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
▲ 온라인몰에서 판매자들은 전성분에 대해 '상품 상세페이지 참조'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13일 주요 온라인몰 9개사(네이버쇼핑, 쿠팡, 지마켓, 옥션, 11번가, 티몬, 위메프, 롯데온, 쓱닷컴)에서 판매하는 ‘자연성분 염색약’이나 ‘자연 염색약’을 검색해 상위에 노출되는 4개 제품의 전성분 표기 사항을 살펴본 결과 약 41.2%는 성분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았다.

‘상세페이지에 별도 표기’라고 안내하나 실제 상세페이지에는 성분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혹은 전성분이 아닌 주요 성분만 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성분을 표시한다고 해도 제품 페이지가 아닌 별도로 '필수표기정보' 탭을 클릭한 후에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 경우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 보니 소비자가 주의깊게 보지 않을 경우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제조사 자사몰 대부분 성분에 대한 표시가 잘 지켜지고 있다

이와 달리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씨드비 등 염색약을 판매하고 있는 4개 브랜드의 직영몰을 살펴본 결과 모두 염색약의 전 성분에 대한 표기를 잘 지키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라 염색약(화장품)의 전성분에 대한 안내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미준수 상황에 대해서는 소비자 불만이 다발할 경우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화장품법에 나와 있듯 온라인몰에서 염색약을 판매할 때는 제품 전성분에 대한 표기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신고나 제보가 다발적으로 들어온다면 관련 문제에 대해 논의해볼 여지가 있으나 현재까진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각 온라인몰들은 염색약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의 의무적으로 고지해야 하는 필수표기정보는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오픈마켓 특성상 모든 판매자를 관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지속적으로 주의를 줬음에도 판매자가 이 사항을 어기지 않는다면 일정 패널티를 가한다. 

네이버쇼핑 관계자는 "상품정보제공고시 영역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신고 접수 채널을 함께 강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고지돼야 할 정보 누락이 된 것으로 확인된 개별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자에 안내 및 보강 요청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지마켓글로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팀이 별도로 구성돼 필수표기사항이 제대로 안내되고 있는지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나 오픈마켓 특성상 판매자가 많아 모두 관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 “꼭 지켜야하는 사항인 만큼, 상황에 따라 위반사항에 대해 무거운 패널티가 가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당사는 파트너(판매자) 이용 약관 제12조에 의거해 전자상거래법 준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파트너 가이드에 의해 상품 정보 허위 등록, 정보 제공 오류 등의 행위를 금지 행위로 판단, 상품 판매 중지 등의 제재를 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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