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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위원회 대해부①] 100대 기업 중 78개사 위원회 꾸려...조직 구성‧활동내역 공개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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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위원회 대해부①] 100대 기업 중 78개사 위원회 꾸려...조직 구성‧활동내역 공개 '소극적'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7.13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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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시작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이제 한국 대기업들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ESG 붐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선도 있지만, ESG는 우리 기업들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국내 100대 기업들의 ESG위원회 활동 내역을 집중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매출 100대 기업 중 ESG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있는 기업이 23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78개 기업 중에서도 ESG위원회 활동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곳이 68%에 달했다.

13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매출 100대 기업의 ESG위원회 활동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78개 기업이 ESG위원회를 갖추고 있다.

기업별로 ESG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 등 다양한 이름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데 ESG 관련 활동을 하면서 위원장을 선임하고 있는 조직을 ESG위원회로 봤다. 위원회 구성현황과 활동내역은 홈페이지 내에서 별도의 보고서를 열지 않고 볼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조사했다.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경계현),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장재훈‧이동석), 포스코홀딩스(대표 최정우·정기섭), LG전자(대표 조주완), 기아(대표 송호성‧최준영),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성암), (주)한화(대표 김동관‧김승모‧양기원‧류두형),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곽노정), LG화학(대표 신학철), 현대모비스(대표 정의선·조성환) 등 상위 10대 기업은 모두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상위 업체일수록 ESG위원회를 갖추고 있는 비율이 높다.

30대 기업 중에서는 KDB산업은행(은행장 강석훈)과 삼성디스플레이(대표 최주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대표 서석원),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한준), SK에너지(대표 조경목)를 제외한 25곳(83%)이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다만 SK에너지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에 ESG위원회가 있다.

31위부터 100위로 범위를 넓히면 ESG위원회를 갖추고 있는 기업이 53곳(75.7%)으로 비중이 낮아진다. 

현대글로비스(대표 이규복), 쿠팡(대표 강한승‧박대준), SK지오센트릭(대표 나경수), 한화토탈에너지스(대표 나상섭), LX판토스(대표 최원혁), SC제일은행(은행장 박종복), 흥국생명(대표 임형준), 현대위아(대표 정재욱), 한국지엠(대표 로베르토 렘펠) 등이 ESG위원회를 구축하고 있지 않다.

ESG위원회는 평균 4.6명으로 구성돼 있고, 위원장은 교수 등 학계 출신이 39명(51.3%)으로 가장 많다. 이어 기업인 20명(26.3%), 법조 8명(10.5%), 관료 6명(7.8%) 등의 순이다.

◆투명경영 강조하며 만든 ESG위원회 정작 명단‧활동내역은 제대로 공개 안 해

기업들은 투명경영을 강조하며 ESG위원회를 구축하고 있는데 정작 위원회 구성 현황과 활동 내역은 홈페이지를 통해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에 ESG위원회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기업도 25개(32.4%)에 달했다.

10대 기업 중에서는 한국전력공사가 3명으로 이뤄진 ESG위원회 명단을 홈페이지에 명시하지 않고 있다.

GS칼텍스(대표 허세홍), 두산에너빌리티(대표 박지원‧정연인‧박상현),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 포스코이앤씨(대표 한성희) 등은 ESG위원회 명단은 커녕 몇 명으로 이뤄져 있는지도 알리지 않고 있다.

ESG위원회의 활동내역을 공개하는 기업은 25곳 밖에 없다. ESG위원회를 꾸리고 있는 기업 중 67.5%의 활동내역을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셈이다. LG전자, 한화, LG화학 등 10대 기업 중에서도 3곳이나 활동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기업들이 ESG위원회의 구성 및 활동과 관련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공개하라는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한 해 동안의 ESG 활동을 모아서 ESG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를 통해 알리고 있다”며 “홈페이지에서 위원회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는 기준은 없고 기업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SG위원회 활동내역을 공시하는 곳도 관리가 제때 안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대표 이수일)는 지난 2021년 7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립했는데 활동내역은 2021년 내용뿐이다. 최근 제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 관리 체계’ 부문에서 위원회 개최 내역 및 안건을 공개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반영돼있지 않다. DL이앤씨(대표 마창민)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지연되는 중이며 곧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활동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분기에 발표할 로드맵에서 ESG 공시 의무화 대상 기업을 정할 방침이다.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ESG 공시를 의무화 하는 내용이 담긴다.

ESG위원회 회의 개최 시기도 회사마다 제 각각이다. 삼성전자는 반기에 1번, SK하이닉스는 분기에 1번씩 진행한다.

상장사가 아닌 곳들은 ESG위원회 구성에 비교적 소극적이다. ESG위원회를 갖추고 있지 않은 23곳 중 20곳(87%)이 비상장사다.

한편 삼성전자와 한국전력, 한화, 삼성물산(대표 고정석‧오세철‧정해린), 대한항공(대표 조원태‧우기홍), DL이앤씨,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 삼성엔지니어링(대표 남궁홍), 현대엔지니어링(대표 홍현성) 등은 ESG위원회가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독립성 강화를 위한 구성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대표 정탁)과 대우건설(대표 백정완)은 모두 사내이사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이들은 대표이사 중심으로 ESG위원회를 운영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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