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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 자산건전성 발목 잡혀 시평 순위 20위 밖으로 추락...내년 수주 타격 입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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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 자산건전성 발목 잡혀 시평 순위 20위 밖으로 추락...내년 수주 타격 입을까?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8.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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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건설의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5위에서 21위로 미끄러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금호건설을 중심으로 한 그룹 재건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시평 순위 하락에다 부실시공 의혹 까지, 악재도 겹겹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1위다. 전년 15위에서 6계단 떨어졌다.

30대 건설사 중 가장 큰 폭의 순위 하락이다. 6계단이나 떨어진 곳은 금호건설이 유일하고 코오롱글로벌이 16위에서 19위로 3계단 떨어진 게 눈에 띌 정도다.

금호건설은 2021년 말 인사에서 서재환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하고, 주택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주택사업에 잔뜩 힘을 실었지만 결실을 거두지 못한 셈이다.  서 대표는 2016년 7월부터 금호건설 대표를 맡고 있는 장수 CEO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도급액이 2조346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8.1% 감소했다. 경영평가액은 4278억 원으로 39%나 줄었다. 신인도평가액도 3292억 원으로 13% 감소했다.

공사실적평가액은 1082억 원(9.8%) 증가했지만, 경영평가액이 2721억 원이나 줄면서 총 도급액이 2066억 원 감소했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게 시평 순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경영평가액 산정에는 차입금의존도, 이자보상배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순이익률, 총자본회전율 등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고려된다. 신인도평가에는 신기술지정, 영업정지 등이 영향을 미친다.

실제 금호건설의 지난 3월 말 부채비율은 221.7%로 지난해 말 대비 3개월 만에 10.4%포인트 올랐다. 2021년 말 165.9%와 비교하면 1년여 사이에 55%포인트 이상 부채비율이 악화됐다.

이 기간 자본총계는 6528억 원에서 5268억 원으로 19.3% 감소한 반면 부채비율은 1조832억 원에서 1조1678억 원으로 7.8% 늘었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시평 순위가 비슷한 서희건설(20위, 부채비율 93.9%)와 동부건설(22위, 194.2%)보다도 눈에 띄게 높다. 서희건설은 올 들어 부채비율이 20%포인트 낮아졌다.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로 인한 시평 순위 하락은 추후 대형 공사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국제공항과 제주2공항 시공사 선정이 곧 있을 예정인데, 그간 인천국제공항·무안공항·양양국제공항·제주국제공항 등 다양한 공항 사업에 참여해 실적을 올려온 금호건설로서는 뼈아픈 상황이 됐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재무상황 등의 요인이 수주 작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주처 입장에서는 시평 순위를 건설사의 신뢰성과 직결해서 보기 때문에 수주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대형 공공입찰에서는 건설사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평 순위 마지노선을 20위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 영역에서는 특정 시평 순위 이상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제한을 둘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표”라고 말했다.

특히 금호건설은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정자교 붕괴사고와 관련 시공하자를 이유로 지난 7월 성남시로부터 2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바 있다. 지난 1일에는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관련해 미호강 제방공사에 부실이 있다는 의혹으로 금호건설 본사에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금호건설은 실적 분위기도 좋지 못하다.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2조1541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이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5.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5.7%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도 하락세에 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5.4%에서 지난해 2.7%, 올해는 2.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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