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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들도 헷갈려요...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 보증기간, 연료‧부품‧연식 따라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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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들도 헷갈려요...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 보증기간, 연료‧부품‧연식 따라 제각각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3.08.17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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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품질보증 기간이 연식, 연료, 부품에 따라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물론 정비 업체 종사자들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아 갈등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15년식 국산 중형차를 소유한 전북 전주시에 사는 서 모(남)씨는 지난 7월 자동차 정기검사 결과 배출가스 기준 초과로 인해 가까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보증수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서 씨는 자동차 보닛에 부착된 배출가스 관련 표지판에 보증기간이 '10년 또는 19만2000km'로 나와 있던 것을 근거로 보증수리를 요구했으나 서비스센터에서는 문제가 있는 해당 부품 보증기간은 '7년/12만km'로 서비스 기간이 지났다고 맞섰다.

서 씨는 "차량에 보증수리 기간을 명시해 놓고도 기간이 지났다며 수리를 거부하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품질보증 기간이 차량의 연료, 부품별로 다르다 보니 발생한 문제다.

대기환경보전법 제52조에 따르면 배출가스 보증기간 내에 있는 차량의 소유자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이 정상적인 성능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제조사에 그 결함을 시정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근거해 환경부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이 노후화해 배출가스가 기준치보다 높게 배출되는 경우 '자동차 배출가스 보증제도'를 통해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규정한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은 총 9가지다.


이들 부품은 일반 자동차 부품보다 보증기간이 긴 편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차체 및 일반 부품은 2년/4만km,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는 3년/6만km 이내로 정하고 있다. 반면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경우 2016년 이후 제작된 차량 기준으로 최대 15년/24만km 보증을 제공한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가 배출가스 관련 부품에 대해 15년 보증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먼저 자동차의 연료와 차급에 따라 최대 보증기간이 달라진다. 가령 같은 중형차라도 휘발유와 가스 차량은 15년/24만km까지 보증이 지원되지만 경유 차량은 10년/16만~19만2000km까지만 지원된다.


부품별로도 보증기간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촉매와 ECU는 7년/12만km를 보증하며 기타부품은 5년/8만km다. 단 배출가스자기진단장치의 감시기능 보증기간은 배출가스 보증기간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서 씨가 보유한 차량 보닛의 배출가스 관련 표지판에 적힌 '10년/19만2000km'는 배출가스자기진단장치에 대한 보증기간이라 볼 수 있다.

서 씨처럼 가솔린 중형 승용차를 보유한 경우 자동차 배기가스의 유해 물질을 모으는 정화용촉매는 보증기간이 7년/12만km다. 하지만 이 촉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촉매 감시장치는 '배출가스자기진단장치'로 분류되기 때문에 15년/24만km 보증이 가능하다.

이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벤츠, BMW, 볼보, 렉서스 등 국산차와 수입차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촉매, ECU를 비롯한 배출가스 관련 부품에 법적 기준을 준수하는 보증기간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년월에 따라서도 보증기간이 달라진다. 경유 택시 차량의 경우 2016년 1월 1일부터 제조된 차량은 배출가스 관련 부품에 대해 10년/19만2000km 보증이 지원되나 2024년 1월 1일부터 제조된 차량은 15년/24만km으로 보증기간이 늘어난다.

차량의 연료와 체급은 물론 출고일에 따라서도 배출가스 관련 부품 보증기간이 다르다 보니 소비자는 물론 관련 종사자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각 제조사 차량별로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보증기간은 구매 시 동봉되는 보증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각 제조사 홈페이지에도 내용이 공개돼 있다.

박진혁 서정대 자동차과 교수는 "만일 일반 부품처럼 법적 기준보다 더 긴 보증기간을 제시했는데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하지만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경우 법으로 정해진 AS 기간을 제작사들이 따르고 있는 터라 이 기간이 지난 뒤에는 소비자가 무상 수리를 주장하더라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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