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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 vs. 최 씨, 고려아연 지분 경쟁 점입가경...지분율 격차 0.36%p로 확 좁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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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 vs. 최 씨, 고려아연 지분 경쟁 점입가경...지분율 격차 0.36%p로 확 좁혀져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09.0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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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창업자인 장 씨와 최 씨 두 집안의 고려아연(대표 최윤범‧박기덕) 지분 확보 경쟁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지난 8월 말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장 씨와 최 씨 일가의 지분율 격차는 0.36%포인트가 된다. 1년 사이 지분율 차이가 10%포인트 이상에서 급속히 좁혀졌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두 집안 오너 일가 55명과 계열사 11곳이 특수관계인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49.22%로 지배력이 공고하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공동 설립한 이후 이렇다 할 분쟁 없이 장 씨 일가가 영풍 계열, 최 씨 일가가 고려아연 계열을 나눠서 경영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고려아연이 우호지분을 끌어 들이면서 두 집안 간 지분경쟁이 촉발됐다.

올해 들어 9월 1일까지 두 집안의 특수관계인 29명이 고려아연 지분을 잇달아 매입했다. 지분을 매입한 특수관계자 70%가 1000주 미만의 비교적 소수 지분을 매입했는데, 두 집안의 치열한 지분경쟁 상황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최 씨 일가 23명이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1.04%포인트 높였고, 장 씨 일가는 6명이 1.09%포인트 올렸다.

특히 9월 들어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2900주를 장내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이 외 최윤지, 최재윤, 최주원, 최정운, 최민정, 최윤석 등 소수 지분을 보유한 최 씨 일가들이 9월 들어 적게는 20여주부터 많게는 1000주까지 장내매수에 나섰다.

장 씨 일가는 오너 개인 회사인 씨케이(대표 장형진)과 에이치씨(대표 장형진)를 동원해 3월부터 8월까지 고려아연 지분을 확대했다.

씨케이는 장형진 회장 장남인 코리아써키트 장세준 부회장과 차남 장세환 전무, 딸 장혜선 씨가 지분 100%를 고루 나눠 갖고 있다. 에이치씨는 장 회장이 지분 100%를 지닌 개인회사다.

이에 따라 장 씨 일가 지분율은 지난해 말 32.14%에서 현재 33.23%가 됐다. 최 씨 일가는 같은 기간 14.95%에서 15.99%가 됐다. 겉으로 보기엔 장 씨 일가의 지분률이 압도적인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최 씨 일가는 사업적 우호관계를 통해 맺은 백기사들로부터 부족한 지분을 채우고  있다.

고려아연은 8월 말 현대차그룹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HMG Global LLC에 527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 지분 5%를 보유하며 우호지분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8월에도 한화H2에너지USA에 제3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화H2에너지USA는 지분 5%를 취득했다. 당시 한화의 지분 매입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동문 수학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힘을 보탰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또 최 회장 측은 앞서 지난해 11월 한화, LG화학, 트라피구라, 모건스탠리, 한국투자증권 등과 자사주 교환을 통해 우호군을 늘렸다. 이를 통해 6.02%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현대차에 대한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되면 장 씨 일가 지분율은 33.23%에서 31.57%로 낮아진다. 우호지분을 포함한 최 씨 일가의 지분율은 31.21%로 근접해 진다. 2021년만 해도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으나 1년여 사이에 0.36%포인트까지 좁혀지게 된 것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유상증자는 니켈 등 신기술 도입을 통한 회사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우호지분 확보와 장 씨 일가 지분 희석 등 세간의 해석에 대해 경계했다.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 행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명문화하고 있던 CEO 승계절차도 삭제했다. 오너 일가 간 지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지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를 제거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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