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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에 계약 해지하는 사업장 확산...건설사들 “적자 뻔한데 오히려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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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에 계약 해지하는 사업장 확산...건설사들 “적자 뻔한데 오히려 잘됐다”
  • 천상우 기자 tkddnsla4@csnews.co.kr
  • 승인 2023.09.1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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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한 아파트 공사비를 둘러싸고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사들 사이에선 공사비 인상이 불가하다면 차라리 계약 해지가 낫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북아현2구역조합은 오는 23일 임시총회를 열고 삼성물산‧DL이앤씨 공동사업단 계약 해지 여부를 투표할 예정이다.

북아현2구역조합은 시공단과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2020년 계약 당시 공사비는 3.3㎡당 490만 원이었지만 올해 시공사업단이 자재비 및 인건비 인상을 반영해 859만 원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조합은 시공단이 제시한 금액이 터무니없이 높다며 20% 낮은 687만 원을 제시했다.

홍제3구역 재건축사업도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3.3㎡당 공사비를 512만 원에서 898만 원으로 올려 줄 것을 요구하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졌다. 다만 지난 9일 열린 조합 총회에서 현대건설 시공 계약 해지 안건을 취소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미 계약 해지 수순을 밟고 새로운 시공사를 찾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부산 초량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8월 정기총회를 개최해 기존 시공사인 호반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호반건설은 공사비 상승과 설계변경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부산 시민공원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도 지난 6월 임시총회를 열고 GS건설과 계약을 해지했다. GS건설은 원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3.3㎡당 987만 원의 공사비를 요청했지만 조합은 3.3㎡당 807만 원을 제시하며 갈등을 빚었다.

성남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 역시 기존 시공사업단(대우건설ㆍGS건설ㆍSK에코플랜트)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시공사들은 자재비 및 인건비가 많이 오른 탓에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조합은 계약 당시 계약한 금액과 괴리가 커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계약 해지가 차라리 잘된 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사비 인상 없이 착공에 들어갔다간 적자가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인건비 등이 급증해 기존 계약 금액대로 착공에 들어갔다간 적자는 불 보듯 뻔하다”며 “조합과 공사비 인상 협의가 원만하게 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계약 해지가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득이 돼버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천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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