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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임사 막장 운영 판치는데...'국내 대리인 지정' 게임법 개정안 폐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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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임사 막장 운영 판치는데...'국내 대리인 지정' 게임법 개정안 폐기 위기
오류로 피해 빈번하고 고객센도 운영도 안해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3.09.1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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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양 모(여)씨는 지난 1월 나이언틱의 ‘포켓몬고’에서 ‘에버라스 복각’ 유료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1100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결제하지 않은 유저들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버그가 발생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초반에 게임사에 항의한 유저들은 일부 환불이나 보상을 받았지만, 뒤늦게 요청한 이들은 환불은 커녕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후 업체는 “오류로 불편을 끼쳐 죄송하지만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유저들의 원성을 샀다.

#사례2=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김 모(여)씨는 37모바일게임즈의 ‘히어로즈테일즈’를 즐겨오던 중 갑작스런 접속 불가 상황을 겪었다. 계정이 정지됐다고 생각해 공식 카페 게시판과 1:1 게시판 등에 문의했지만 게임사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특히 공식 카페에는 김 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이용자 불만이 다발했지만 업체는 보상은 커녕 사과 공지 한 줄 올리지 않아 빈축을 샀다.

해외 게임사들의 막장 운영으로 국내 이용자들이 입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 지정'을 골자로 하는 게임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의 무관심 속에서 법안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제 21대 정기국회를 약 3개월밖에 남겨두고 있지 않아 제대로 논의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대리인을 두지 않은 해외 게임사들의 갑작스러운 운영 중단, 고객센터 부재, 아이템 오류 등 비상식적인 영업 행태로 이용자들의 권리가 침해되면서 꾸준하게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측은 21대 국회 임기 마감 전에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상헌 의원은 올해 6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며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해외 게임사들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강제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2월 9일 정기국회가 마감되기까지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논의된다고 하더라도 연내에 통과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발의된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게임물 관련사업자 중 주요한 사업자에게 국내대리인을 지정해 시스템 등급분류, 관련 사업자의 의무 및 금지사항 관련 준수 업무, 게임물의 표시 의무, 사후관리에 따른 보고 등을 대리하도록 함으로써 이용자 보호 및 게임물 공급질서 확립에 기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상헌 의원은 지난 2020년에도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며 해외 게임사들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강제하는 조항을 삽입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당시 이 의원 측은 “외국 게임사들의 불통 문제에 대해선 평소에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개정안에 발의 했었다”며 “현재 법안이 계류 중이라 아쉬운 상황이지만 빠르게 논의돼 게이머들의 권리 신장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미국, 중국, 대만 등 다수의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에 고객센터를 두지 않고 막장운영으로 이용자 보호에 소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 유저의 문의에 나이언틱이 내놓은 답변. 마치 유저들을 농락하는 듯한 모습이다.(출처: 네이버 '포켓몬GO 한국 커뮤니티')
▲한 유저의 문의에 나이언틱이 내놓은 답변. 마치 유저들을 농락하는 듯한 모습이다.(출처: 네이버 '포켓몬GO 한국 커뮤니티')

올해 2월 미국 게임사 나이언틱이 운영하는 ‘포켓몬고’에서 유료 이벤트 중 버그가 발생했지만 보상이나 환불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유저들의 원성을 샀다. 나이언틱은 한국법인 없이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 고객센터도 마련돼 있지 않다.

37모바일게임즈의 ‘히어로즈테일즈’도 부실한 서버관리로 유저들에게 뭇매를 맞았지만 국내 고객센터는 따로 없는 상태다. 또 해당 게임은 2021년에는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간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페이백 버그’ 발생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해 원성을 샀다.

▲작년 9월 발생한 페이백 버그에 다수의 유저들이 항의했지만 게임사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작년 9월 발생한 페이백 버그에 다수의 유저들이 항의했지만 게임사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작년 2월엔 중국 메오게임즈의 ‘꽃피는 달빛’이 유저들의 아이템을 무단으로 삭제하고, 4월엔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메오게임즈 역시 국내 서비스 기간 동안 고객센터를 따로 두지 않았다.

이외에도 게임 ‘기적의 검’으로 유명한 4399코리아 역시 국내 대리인을 오랜 시간 두지 않고 게임을 운영해오고 있다. 기적의 검 유저들은 서비스 오픈 후 게임 내 끊김 등 ‘렉’ 현상에 대해 지속 불만을 제기해왔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해외 게임의 국내 서비스와 관련한 문제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부개정안 중 ‘국내 대리인 지정’에 관한 법안 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부 개정안을 통해 내용을 보완해 재차 발의했다”며 “9월 중 법안 상정 후 11월 법안 심사 등에서 법률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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