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유럽 장기 출장을 마친 뒤 “첫째도 기술, 둘째·셋째도 기술이 중요하다”면서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세상에 없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차세대뿐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해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취임 후 투자 비용을 과감히 늘리고 있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전자가 설비투자에 쏟은 금액은 총 45조4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36조4340억 원) 대비 26.4%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1분기(10조7000억 원)와 2분기(14조5000억 원)에 집행한 금액은 역대 분기별 최대 수치다.
연구개발(R&D)비용도 증가했다. 이재용 회장 취임 기간 집행한 R&D 비용은 20조2508억 원으로 전년 동기(18조5879억 원) 8.9%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미래기술사무국, 삼성리서치 직속의 이머징 테크팀, 주요 사업부 직속의 이머징 테크그룹을 각각 신설해 미래 신기술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로드맵을 수립하는 한편 제품별 신규 폼팩터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성과도 있었다. 지난달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BMS와 3213억 원, 7월에는 노바티스로부터 5100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덕분에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벌써 지난해 수주(1조7800억 원)를 넘고 역대 최대 수주(2조7260억 원)에 성공했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하반기 성장률이 3%대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거둔 고무적인 성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와 미래 수요 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