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개발 기조 확 바뀐 3N...넥슨‧넷마블은 속속 성과, 엔씨소프트도 웃을 수 있을까?
상태바
개발 기조 확 바뀐 3N...넥슨‧넷마블은 속속 성과, 엔씨소프트도 웃을 수 있을까?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3.11.13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3N’이 올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넥슨과 넷마블은 개발 기조 변화의 성과를 내고 있고, 엔시소프트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으면서 게이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 산업은 모바일 게임 위주였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없는 플랫폼이다 보니 리니지M을 비롯해 바람의나라M,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흥행작들이 각 회사에 엄청난 매출을 안겨줬고, 이후 업계는 수익성에 치중한 게임들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게임들이 쏟아지자 게이머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업체들에 대한 불신과 불만도 함께 자라나며 게임업계에서 과거 볼 수 없었던 ‘트럭시위’가 이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항의’의 수단으로 쓰인다. 그리고 그 중심엔 언제나 ‘3N’이 있다.

◆ '재미' 중심의 개발 자회사까지 설립한 넥슨

하지만 올해부터 3N은 개발 기조부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슨은 ‘재미만을 추구하는’ 게임 개발 자회사 민트로켓을 설립,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를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성과도 좋다. 데이브는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라는 이색적인 시도였음에도 한국 패키지 게임으로는 두 번째로 2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데이브 더 다이버.
▲데이브 더 다이버.

지난 9일 발표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넥슨은 데이브의 흥행에 힘입어 북미와 유럽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나 증가했다.

이외에 넥슨은 워헤이븐, 퍼스트 디센던트 등의 트리플A급 패키지 게임을 공개했고, 민트로켓을 통해서도 다양한 패키지 신작을 준비 중이다.

◆넷마블, 플래그십 IP에 '가벼움' 더했다

넷마블의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플래그십 IP에 캐주얼 장르를 접목하고 가벼운 게임성으로 게이머들을 사로잡고 있다. 수집형 RPG로 제작된 신의탑은 ‘퍼주기’식 사업모델로 과금에 대한 부담을 줄였고, 방치 콘텐츠와 쉬운 캐릭터 육성 등을 내세워 큰 인기를 얻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도 마찬가지다. 넷마블의 자존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IP에 방치형 게임 장르를 더했다. 부담없는 과금모델과 가벼운 게임성을 갖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국내 앱마켓 매출 10위권내를 두달 연속 수성 중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국내 앱마켓 매출 10위권내를 두달 연속 수성 중이다.

플래그십 IP와 가벼운 게임성이 만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두 게임 모두 출시 직후 구글 일 매출 10위권 내에 입성했으며,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방치형 RPG라는 비주류 장르임에도 두달 연속 월 매출 순위 10위권을 사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소통 중심 개발 기조 변화...사업모델도 완화

이제 엔씨소프트만 남았다. 그동안 좀처럼 도전하지 않던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를 출시하더니, 12월엔 PC MMORPG 쓰론앤리버티, 내년엔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크러쉬, 루트슈터 장르 LLL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엔씨의 가장 큰 변화는 소통이다. 지난 2017년 리니지M을 시작으로 모바일 게임만을 출시하며 단 한 차례도 출시 전 비공개 베타 테스트(이하 CBT)를 진행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12월 출시할 TL은 소통형 R&D ‘엔씽’의 일환으로 국내와 해외로 나눠 두 차례 CBT를 진행했다. 배틀크러쉬와 LLL 역시 CBT를 통해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예정이다.

또 다른 변화는 과금 모델이다. 한때 리니지의 게임 아이템은 집을 팔아 산다는 뜻에서 ‘집판검’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모바일로 넘어오면서는 10억이 넘는 돈을 투자해야 최고 등급 변신 카드 한 장을 얻을 수 있어 유저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내부에선 이를 ‘업보’라고 자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작 라인업 중 MMORPG 장르인 쓰론앤리버티(이하 TL)에선 오직 패스 방식의 과금 체계만을 도입할 것을 수 차례나 공언한 상태다.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TL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TL

게다가 엔씨소프트의 게임은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를 얻기 위해서도 과금을 해야했는데, TL은 레벨디자인 자체가 지금까지의 작품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서 무기나 방어구 등 장비류를 강화하다 실패하면 아이템이 사라진다는 설정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지만, TL에서는 강화에 실패해도 아이템이 보존된다.

남은 문제는 수익성이다. 엔씨소프트의 MMORPG는 언제나 국내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역할을 했다. 리니지,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를 ‘대형 게임사’ 자리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며, 수 많은 아류작들을 양산하게 했다. 특히 리니지M 출시 직후인 2017년, 엔씨소프트는 1조758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대비 79%나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MMORPG 신작인 TL의 과금체계는 패스 방식으로, 이전까지와는 결이 다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가와 실적이 모두 곤두박질치고 있다. 해외에서 엔씨표 MMORPG가 통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가 남아있어 현 상황을 타개하기엔 불확실성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3N이 만든 변곡점...엔씨소프트의 변화도 통할까?

이처럼 올해 3N은 개발단계부터 변화를 시도했고, 게임업계에 변곡점을 불러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게임사들이 패키지 게임이나 과금 부담 없고 가벼운 게임들을 다수 출시하고 있다”며 “중소 게임사들도 이를 따라 수익성보다는 게임성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넥슨과 넷마블은 이미 성과를 확실하게 낸 상황이지만 엔씨소프트는 아직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올해 들어 게임의 개발단계부터 이용자의 목소리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는 오픈형 R&D로 전환해 왔다”며 “TL의 사업모델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만큼 국내외 게이머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시즌패스’를 중심으로 구성해 글로벌 이용자가 몰입할 수 있도록 개인간의 경쟁보다는 커뮤니티에 기반한 콘텐츠로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