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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들이 택배상자 옮기고 나르고"...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물류 효율성 높여 CBE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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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들이 택배상자 옮기고 나르고"...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물류 효율성 높여 CBE 강화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11.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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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산업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 이경진 CBE운영팀장은 인천GDC센터 내 물류 작업공간으로 들어서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곳은 여타 물류센터처럼 바닥에 널부러진 택배 상자도, 수 많은 작업자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모든 공간이 깔끔하고 체계적이다. 벌꿀집처럼 격자무늬 형태로 16단까지 층층히 쌓여진 보관공간에는 약 7만6000개의 큐브 형태로 조립된 빈(bin, 보관 바구니)이 담겨 있다. 
 

▲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보관 공간 가장 위층에서 벌처럼 분주히 움직이는 140대의 피킹로봇(Picking)들에 현장에선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이들 로봇은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면 와이어를 수직으로 내리고 빈을 끌어 올린다. 각 빈에는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담겨 있다. 피킹로봇들은 서로 동선이 겹치지도 않고, 에너지가 방전되면 스스로 측면으로 이동해 충전하기도 한다. 미래형 물류센터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했다.
 
▲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전경
▲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전경

지난 9일 CJ대한통운은 국내 유일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 센터 ‘인천GDC’를 공개했다. GDC는 소비지역 인접 국가에서 미리 제품을 보관한 뒤 주문별 주문에 맞춰 포장, 발송하는 물류센터다. 이 곳은 아시아 물류기업 GDC 중 가장 큰 규모로 연면적 약 2만m2(6117평)로 5백만 개 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2019년부터 글로벌 건강 라이프 쇼핑몰 ‘아이허브(iHub)'를 대상으로 글로벌 물류를 수행하고 있다. 인천GDC센터는 미국에서 항공 또는 해상을 통해 발송된 제품을 보세상태로 보관하고 있다가, 일본과 싱가폴, 호주,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태평양 4개 국가 소비자가 제품을 주문하면 수출통관 및 물류과정을 거쳐 항공으로 운송하고 있다. 

이날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현재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인 GDC센터 내 ‘오토스토어’다. 오는 12월부터 정식 운영되는 오토스토어는 CJ대한통운이 최근 물류센터 내 약 6264m2(1895평) 규모의 공간을 증축하고 도입한 물류 로봇 시스템이다.

오토스토어는 이전 고정식 철제 선반에 팔렛트 단위로 보관하는 ‘랙 방식’과 비교할 때 특히 출고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 주문량이 많은 ‘A급재고’는 출고 빈도도 높아지는데, 이런 제품은 가장 상단에 배치하는 ‘재고 자동 재배치’ 기능으로 로봇이 물건을 가져오는 시간을 최소화시키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출고스테이션
▲CJ대한통운 오토스토어 출고스테이션

피킹로봇들은 꺼내놓은 빈을 스테이션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제품이 작업자에게 자동으로 전달되는 ‘GTP(Goods-To-Person)’ 방식이다. 작업자 앞에 놓인 디스플레이에는 물건의 중량과 부피에 따라 최적의 박스 사이즈를 제시한다. 작업자는 해당 박스에 소비자 주문 정보에 맞춰 제품을 넣는 단순 작업만 수행하면 된다.

물류센터 관계자는 “오토스토어는 작업자 한 명이 동시에 4개를 포장할 수 있을 정도로 포장 처리 속도를 가속화한다. 택배 배송 속도는 사실상 포장 역량에 달려 있다. 택배 배송이 지연된다는 건 그만큼 주문량이 많아 포장이 늦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라면서 “QPS와 오토스토어를 함께 운영하면 당일 최대 출고량은 기존 2만 상자에서 3만 상자로 1.5배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오토스토어는 기존 물류센터가 갖고 있던 인력 부족 문제와 안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 오토스토어에서 작업자가 처리하는 업무는 상당히 심플하고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작업장 한 켠에 마련된 자동 박스제함기는 박스들을 빠르게 접고 있다. 이 곳에선 크기가 다른 7종류의 박스들이 제함되고 있다. 인천GDC는 입고되는 모든 제품의 체적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사이즈 7종 중 가장 적합한 크기의 박스를 현장에 투입한다.

물류센터 관계자는 “최적 박스를 사용해 박스 내 빈공간을 최소화하고, 박스 측면에 표기하는 박스 바코드에는 코팅라벨 대신 오징어 먹물 잉크를 사용해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인천GDC에서 대체한 코팅라벨은 약 2200만 장에 이른다.
 

▲CJ대한통운 중량검수대. 중량에 오차가 발견되면 따로 분류된다.
▲CJ대한통운 중량검수대. 중량에 오차가 발견되면 따로 분류된다.

제함된 박스에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모두 담기면 박스는 다시 자동 컨베이어를 따라 검수 공간으로 이동한다. 박스가 컨베이어에 설치된 중량검수대를 지나면 화면에 즉시 무게가 표시된다. 데이터화 된 제품별 무게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맞게 들어갔는 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중량에 오차가 발견 되면 지체 없이 자동 분류된다.
 
▲CJ대한통운 스마트패키징
▲CJ대한통운 스마트패키징

해당 검수 작업에서 정상 처리가 되면 3D스캐너가 레이저를 통해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량의 완충재를 자동으로 넣고 테이핑하는 ‘스마트 패키징’ 작업을 거치게 된다. 송장 부착 작업까지 모두 박스에 부착된 바코드를 통해 이뤄지는데, 스캔 장비를 통해 해당 제품이 어디 국가와 포트로 가게 되는 지 자동으로 분류한다. 이후 휠소터(Wheel-Sorter)'가 국가별로 분류하면 작업자들이 간선차량에 박스를 싣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하여 각 국가별 노선에 맞춰 발송하게 된다.

한편, CJ대한통운은 미래 핵심 성장 엔진으로써 CBE물류(Cross-Border Ecommerce, 글로벌 전자상거래)로 수립하고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인증을 획득한 것은 물론 인천GDC는 첨단화·자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았다. 또, 하루 6만 개의 직구 물량을 처리하는 ICC센터(Inbound Custom Clearance)도 운영 중이다.

영국 물류시장 리서치 기업 TI(Transport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세계 CBE물류시장은 2026년 178조 원(EUR환율 1400원 적용)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CBE 물류는 중국와 미국, 영국, 일본 순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며 특히 동남아 및 중동은 CBE물류 지속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GDC사업 확대가 CBE 물류시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해외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하는 국가에서 효율적인 GDC운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진 CJ대한통운 CBE운영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중동 지역 인근 국가로 발송하는 ‘사우디GDC’를 구축 중이며, 주문 가능 고객 국가는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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