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가 지난 7일 횡스크롤 RPG 신작 ‘라그나로크 비긴즈’를 출시했다. 논타게팅과 횡스크롤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워 변신에 성공한 이번 작품을 직접 플레이해봤다.
라그나로크 비긴즈(이하 비긴즈)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심포니 3악장’ 타이틀 중 하나다.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원작의 100년 전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을 시작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그래픽이다. 2D 캐릭터와 3D 배경을 채택했던 원작과 다르게 풀 3D 그래픽에 횡스크롤 방식을 도입해 그동안 출시됐던 라그나로크 시리즈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줬다.
그래픽은 최근 나오는 모바일게임들 중 최상위권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잘 살려 3D 라그나로크의 세계를 이질감 없이 표현해냈다.
41레벨까지 캐릭터를 육성하며 느낀 비긴즈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콘텐츠다. 필드사냥과 필드보스 외에도 파티 플레이를 위한 던전, 무한의탑 등 기본적인 콘텐츠를 갖췄다.
여기에 솔로 플레이를 위한 지역보호단, 채집과 낚시 등의 생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포링섬, 유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하우징 등의 콘텐츠가 존재한다.
해당 콘텐츠들을 모두 플레이하며 느낀 점은 플레이를 강요하지 않아 스트레스가 적다는 것이다. 전작인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에선 캐릭터의 성장을 위해 던전 등 일부 콘텐츠가 강요돼 유저들에겐 스트레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던전의 경험치 비중이 높지 않았다. 물론 아직 기자의 레벨이 낮고 향후 유저들의 수준이 올라가면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꾸준히 돌아줘야 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썬 일반 필드에서 자동사냥을 돌리는 것이 경험치 효율이 더 좋았다. 게다가 던전보스가 주는 액세서리 아이템은 1회만 돌아도 대부분 드롭하기 때문에 굳이 반복해서 여러 차례 입장할 필요가 없었다.
이외에도 비긴즈에는 5:5 팀 단위 PvP 콘텐츠인 발할라 쟁탈전, 원소 재료를 얻을 수 있는 고레벨 던전 정령의 땅, 부족한 경험치를 메꿀 수 있는 일일 현상 수배 등의 콘텐츠가 존재한다.
아이템 드롭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필드에서 10분 정도만 사냥해도 다양한 장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분해해 재료를 얻어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던전 보스가 액세서리 아이템을 높은 확률로 드롭하기 때문에 장비류를 갖추기 위한 스트레스도 적었다.
새로운 카드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원작에서 사용되던 각 몬스터 카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각인’ 시스템이 추가됐다. 모든 라그나로크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인기가 높은 카드 중 하나인 ‘스켈워커’ 카드는 여전히 중형 몬스터 피해증가 15% 옵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각인 시스템을 활용하면 피해증가율 4%가 추가된다.
사업모델도 이전 작품들에 비교하면 많이 완화됐다고 느껴졌다. 라그나로크 오리진에선 유료 재화를 소모하는 확률형 뽑기 아이템 ‘코스튬’이 존재하며 등급에 따라 능력치 차이가 심하고 컬렉션도 존재했다.
물론 비긴즈에도 코스튬은 존재한다. 하지만 최고 등급 획득 확률이 8%로 10회 뽑기 한 번만 해도 전설 등급이 한두 개씩은 등장했다. 또 각 코스튬간 능력치 차이가 거의 없고, 컬렉션도 존재하지만 HP(체력)과 SP(마나)를 조금씩 올려주는 수준이다. 전투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공격력이나 공격속도 등을 올려주는 컬렉션은 없었다.
직접 플레이해본 라그나로크 비긴즈는 횡스크롤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함께 원작의 느낌을 살리는 것도 놓치지 않은 작품이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타격감이다. 전투 중 사운드 이펙트가 이전 작품들보다 비교적 부실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