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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4조 배당 요청에 발전자회사들 '곤혹'...2조 요구 받은 한국수력원자력 올해 적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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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4조 배당 요청에 발전자회사들 '곤혹'...2조 요구 받은 한국수력원자력 올해 적자 전환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12.1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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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사장 김동철)가 6개 발전자회사들에게 사상 첫 중간배당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 등 자회사들과 배당 규모를 두고 합의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발전자회사들은 모회사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자회사들은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아 배당 규모를 두고 한전과 입장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2조 원에 달하는 중간배당을 요구 받은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한데다 부채비율도 170%에 달해  배당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13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현재 6개 발전자회사들과 중간배당 규모를 두고 협의 중에 있다.

한전은 이달 말까지 한국수력원자력에 2조 원, 나머지 5개 발전 자회사에 4000억 원씩 총 4조 원의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전 관계자는 “6개 발전자회사들과 중간배당 실시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고 협의를 통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생할 수 있다. 올해 한도는 140조6000억 원인데 전망치대로 올해 6조 원대 영업적자가 나면 자본금+적립금이 14조9000억 원으로 줄고 발행한도는 74조5000억 원대로 크게 쪼그라든다. 이 때문에 적립금을 쌓아 한전채 발행한도를 높이기 위해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

발전자회사들은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의 어려움에 대해 고통분담을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나 과도한 배당 요구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실적이나 재무상황이 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을 뿐 분위기가 좋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6개 발전자회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4곳의 매출이 감소했고, 절반은 영업이익이 줄었다. 한국남부발전(사장 이승우)과 한국동서발전(사장 김영문)은 매출이 10% 안팎으로 감소했다.

3분기까지 총 영업이익은 1조438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33% 감소했다. 한수원은 1631억 원 적자를 냈고, 남부발전도 영업이익이 30%나 줄었다.

한수원과 한국중부발전(사장 김호빈)은 부채비율이 17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편이다. 통상 150% 이상을 우량한 수준으로 본다. 한수원은 올 들어 부채비율이 9.1%포인트 높아졌다.


또 한수원은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1조87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2.4% 감소했다.

발전자회사들이 그간 실시한 배당 규모를 살펴봐도 이번에 한전이 요구하는 중간배당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남부발전은 2020년부터 2022년도까지 3년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6개 발전 자회사들 중 2022년 회계연도에 배당을 실시한 곳은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 한국남동발전(사장 김회천), 동서발전 3곳이다. 이들의 배당액은 905억 원에 그친다. 3년간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6개 발전자회사들의 배당액은 5358억 원으로 세간에 알려진 한전의 요구 수준과는 차이가 크다.


발전자회사 한 관계자는 “모회사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어려움을 나누는 것을 이해하고 적극 협조할 방침은 분명하다”면서도 “배당규모가 너무 과도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선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고 현재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수익이 나면 잉여금을 한전에 배당해 왔는데, 수천억 규모의 배당이 이뤄진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수원과 동서발전은 11일 이사회를 열어 중간배당을 위한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나머지 발전자회사들은 14일까지 정관개정 안건을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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