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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순혈주의 벗고 변화 모색...유통‧화학 양 축 침체에 외부영입 최고경영진 비중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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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순혈주의 벗고 변화 모색...유통‧화학 양 축 침체에 외부영입 최고경영진 비중 ‘쑥’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3.12.2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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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최고경영진 인사에서 외부 영입 인물의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024년도 임원인사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되거나 사장단으로 승진한 인물은 28명인데 이중 8명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롯데그룹은 2022년도 인사에서부터 외부영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당시 25명 중 5명(20%)이 외부 출신 경영진이다. 지난해 실시된 2023년도 인사에는 규모가 17명으로 줄었지만 외부 영입 인사는 5명(29%)으로 유지됐다.

2021년도 인사에선 17명 중 외부 출신이 2명에 불과했다. 외부영입 비중은 2021년도 11%에서 2024년도는 44%로 높아진 것이다.

롯데쇼핑 정준호 사장은 지난 6일 실시된 2024년도 인사에서 승진했는데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 선임된 이원직 전무는 UC버클리대 분자세포생물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DP사업부장을 지냈다.

롯데헬스케어 우웅조 대표는 LG전자 해외마케팅, SK텔레콤 헬스케어 신사업, 삼성전자 삼성헬스 등 국내 유력 대기업에서 신사업 영역을 경험했다.

롯데물산 장재훈 대표와 롯데e커머스사업부 박익진 대표, 롯데에이엠씨 김소연 대표는 타 기업에 있다 올해 인사에서 영입됐다. 이들은 부동산과 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롯데쇼핑 김상현 부회장은 2022년도 인사에서 외부 영입된 대표적 인물이다. 롯데쇼핑이 1967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외부 인사가 대표에 오른 것은 처음일 정도로 파격 인사로 평가됐다.

롯데그룹은 재계에서 순혈주의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룹 2인자였던 황각규 부회장이 퇴진했던 2020년만 해도 롯데그룹은 상장사 등기임원의 86%가 내부인사로 채워져 있었다. 당시 롯데 안팎에서는 이 시점을 계기로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란 시선이 컸다.

롯데그룹 경영진의 변화는 그룹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사업이 모두 침체된 가운데 변화를 통해 성과를 이끌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변화의 폭도 매년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인사에서 외부 영입이 이뤄진 부문은 쇼핑과 화학, 바이오 등 주력 사업과 신사업 영역이 두루 속해있다.

실제 올해 롯데그룹 8개 상장사 가운데 주력 계열사들인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롯데정밀화학 등 4곳은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기존에도)꼭 내부인사를 등용한다는 인사기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력 사업 및 해외사업 경쟁력을 주도할 글로벌 외부 전문가 CEO 영입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외부 영입 인사의 등용이 이어진다고 내부 출신을 홀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롯데는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전문가들을 그룹 내에서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한편 2024년도 인사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됐거나 사장 승진한 경영진들의 평균 나이는 54.9세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46)가 1977년생으로 가장 젊다. 롯데지주 고수찬 사장은 1962년생으로 나이가 유일하게 60대다.

내부 출신 경영진 중 롯데지주 고정욱 사장과 롯데지알에스 차우철 대표, 롯데건설 CM사업본부 김진 대표는 1992년 그룹 입사 동기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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