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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거래소, 현금 받고 '실버바' 배송 감감 무소식...연락두절로 소비자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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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거래소, 현금 받고 '실버바' 배송 감감 무소식...연락두절로 소비자 피해 속출
고객센터 연결도 하늘의 별따기...사기사이트 의심 커져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4.02.23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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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부산시 부산진구에 사는 최 모(남)씨는 지난해 11월 한국은거래소 사이트에서 골드바 1개를 무통장입금으로 95만 원에 구매했다. 2주 뒤로 안내 받은 도착 예정일이 지났지만 배송은 오지 않았다. 전화 연결이 안 돼 업체의 카카오톡 계정에 문의해보니 “12월 안에 배송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이후에도 업체는 “최근 3개월간 주문량이 급증해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1~2주내로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최 씨는 지금까지 제품을 받지 못했다. 최 씨는 “이제는 상담 문의에 답변도 없다. 무통장입금으로 결제를 유도해 놓고 환불을 차일피일 미루니 황당하다”고 분노했다. 

#사례2=경기 안양에 사는 안 모(여)씨도 지난해 8월 한국은거래소 사이트에서 실버바를 무통장입금으로 112만 원에 구매했다. 12월이 됐는데도 배송이 오지 않아 사이트 내 상담 채팅을 통해 환불을 요구했는데 환불마저 지연됐다. 업체는 “최근 3개월 이내 환불 요청이 폭증해 환불이 지연되고 있다. 1~2주내로 환불을 하겠다”고 했으나 여전히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안 씨는 “그래도 문의할 때마다 답변을 줘서 믿고 있었는데 이제는 사기 사이트가 아닌가 싶다”며 기막혀했다. 

#사례3= 경기 용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6월 한국은거래소 사이트에서 실버바 3개를 300만 원에 구매했다. 결제 방식은 현금결제만 가능하다고 해 무통장입금 했다. 배송일이 최대 30일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이 페이지에 나와 있어 한 달을 기다려봤지만 오지 않았다. 고객센터로 연락을 해봤지만 자동 응답으로 넘어가고 연결이 안 됐다. 사이트 내에 상담 채팅으로 겨우 문의를 남긴 뒤에야 “제조사 측 문제가 생겨 두 달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라는 답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배송은 안 됐고 업체는 “12월까지는 꼭 배송하겠다”고 했지만 배송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상담 센터가 일시적으로 사라져 문의조차 하지 못했었다고. 김 씨는 “해결 방법이 없어서 손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 내로 수사기관에 방문해 해결책을 알아봐야 할지 고민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버바, 골드바 등 금은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국은거래소’에서 배송 지연과 연락 두절 등의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업체는 ‘주문량 및 환불 신청이 폭증해 지연되고 있다’거나 ‘제조사 측 문제가 생겨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등 해명으로 배송기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전화 연결은 불통인데다 문의 창구인 채팅 상담이나 카카오톡 상담도 원활하지 않자 소비자들은 사기 사이트라며 의심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상황이다.

금은품을 판매하는 만큼 1인당 피해 규모가 수백 만 원 가량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심지어 결제 단계에서 무통장입금으로만 거래가 가능했던 터라 구제마저 쉽지 않다. 소재지인 별내동 행정복지센터 측은 사이트 사업자에게 시정 조치와 함께 최근 경찰 고발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23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 한국은거래소의 배송 및 환불 지연에 대한 불만이 31건 접수됐다.

‘한국은거래소’의 업체명을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착각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배송과 환불 지연에 대한 민원으로 길게는 1년 가량 해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전화 연결은 아예 불가한 데다 사이트 내 상담과 카카오톡 계정을 통한 상담에 대한 답변도 원활하지 않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기자가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해보니 곧장 상담사와 연결되는 구조가 아닌 예약 상담 신청만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빠른 상담은 홈페이지 내 상담을 이용을 권장하고 있었다. 상담 접수를 했지만 5시간 이상을 대기해도 전화 상담에 대한 회신은 오지 않았다.  

▲ 1년 동안 상품 배송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한 제보자가 분통을 터뜨렸다
▲ 1년 동안 상품 배송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한 제보자가 분통을 터뜨렸다
채팅 상담이나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문의할 경우에도 업체는 ‘주문량 및 환불 신청이 폭증해 지연되고 있다’, ‘제조사 측 문제가 생겨 1~2주 내로 배송하겠다“ 등 갖가지 해명뿐 실제 배송이나 환불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금 결제는 온라인 사기 사이트가 공통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사기 수법이다. 이 사이트 역시 결제 시 현금 결제를 유도해 피해자들마다 수백 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기 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측은 한국은거래소 사업자에게 이메일과 문자를 통해 소비자 상담 내용과 함께 빠른 민원 처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소재지인 남양주시 별내동 행정복지센터 측도 민원 접수가 잇따르자 시정 권고와 함께 경찰 고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별내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작년부터 이 사이트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지난해 8월쯤 담당자가 현장 확인 뒤 시정 권고를 몇 차례 진행했다”며 “정황상으로는 사기 사이트가 맞지만 드물게 업체에서 환불을 하고 있어 100% 사기 사이트로 간주하기 어렵다. 다만 지난해 소비자원에서 주의보를 발령한 만큼 거래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현금 결제를 유도할 경우 가급적 거래를 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만일 결제를 하더라도 구매 안전 서비스인 에스크로 이용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거래소 측은 “현재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 중에 있다. 아직 환불이나 배송받지 못한 고객님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환불 및 배송 절차를 완료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해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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