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가 지난 22일 신작 ‘그라나도 에스파다M’을 출시했다. 이번 작품이 2000년대 중반 독특한 게임성으로 인기를 끌었던 원작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봤다.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지난 2006년 출시됐다. 3개의 캐릭터를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다는 독특한 게임성과 당시로썬 꽤나 높은 퀄리티의 3D 그래픽 등을 갖춰 큰 인기를 끌었다.
직접 플레이해본 그라나도 에스파다M(이하 그라나도M)은 이같은 원작의 특징을 잘 살린 게임이었다. 3개의 캐릭터를 운용할 수 있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영입할 수 있다.
캐릭터들은 서로 다른 특징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팀을 꾸려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전략적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장점은 이뿐이다. 원작의 게임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은 좋았으나, 그래픽도 그때 그 시절에 멈춰있다는 느낌이다.
원작과 비교해 캐릭터가 깔끔해졌다는 느낌이지만 물 표현이나 오브젝트, 지형 등의 그래픽은 아무런 혁신이나 개선점 없이 원작의 소스를 가져다 사용한 듯 보였다.
특히 최신 게임 임에도 지형 그래픽을 보면 바닥 타일을 복사해 붙여 넣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조차도 디테일 마감을 제대로 하지 않아 그래픽이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성도 모바일 버전으로 이식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없었다. 기자가 약 18년 전 원작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3개의 캐릭터를 컨트롤해 현재 레벨보다 높은 수준의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었던 점이다.
하지만 그라나도M은 모바일 플랫폼 특성에 맞춰 편의성 높은 자동사냥을 도입한 점 외에 특색있다고 느껴지는 전투 시스템이 전무했다. 그저 최근 쏟아져 나오는 MMORPG를 플레이한다는 느낌이었다.
콘텐츠도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그라나도M은 필드 사냥 외에 개척과 무역, 던전의 3개 콘텐츠가 존재하는데, 모두 메인 퀘스트를 중후반까지 클리어해야 플레이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컷씬도 거의 없는 빈약한 내러티브로 구성된 퀘스트와 지루한 사냥을 진행해 레벨을 올려야 한다. 또 MMORPG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거래소’는 출시 시점인 현재 구현조차 되지 않았다.
사업 모델도 무겁다. ‘리니지 라이크’의 핵심이라 알려진 확률형 뽑기 콘텐츠가 2종이 존재하며 무기와 방어구도 현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중 ‘스페셜 윙 소환’의 경우 최고 등급을 획득할 확률이 약 0.1%인데, 3개의 캐릭터를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윙 역시 3개가 필요하다.
최근 출시되는 MMORPG들은 이같은 콘텐츠를 배제하는 분위기임을 생각해보면 아쉬운 선택이라고 느껴졌다. 게다가 각종 패스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과금 부담은 실제로 더 크다.
직접 플레이 해본 그라나도M은 장점을 찾기 어려운 게임이었다. 3개의 캐릭터를 한 번에 플레이한다는 것이 이색적이긴 하나 그 뿐이다.
원작을 계승한 것도 좋지만 아무런 발전이 없었고 모바일 시대에 맞춰 변화한 것은 오직 사업모델 뿐인 아쉬운 게임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