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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회복지 전문가’ 김재훈 경기도의원, “꺾이지 않는 의지로 장애인 복지 사각지대 살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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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회복지 전문가’ 김재훈 경기도의원, “꺾이지 않는 의지로 장애인 복지 사각지대 살필 것”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4.03.0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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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의원회관 1123호실. 김재훈 의원(국민의힘, 안양4)을 만나기 위해 문을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집무실 한 편을 차지하고 있는 라꾸라꾸 침대였다.

의원회관에 라꾸라꾸 침대를 구비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이후 의원들 사이에선 라꾸라꾸 침대를 들여놓는 게 유행으로 번졌다고 한다.

라꾸라꾸 침대는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현장을 오랜 기간 경험한 김 의원이 초선 정치인으로서 변화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다. 재임 초기 의회 일을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정책 조례 제정을 위해선 결국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2022년 7월 경기도의회 전반기가 구성된 이후 김 의원은 1년 8개월여 동안 수시로 시민들과의 소통 자리를 가졌고, 18번의 토론회를 진행하며 7건의 조례를 통과시켰다. 일부 개정 조례는 2건 밖에 없을 정도로 질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지자체 의원 중에는 재임 기간 1건의 제정 조례도 통과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의원실 한쪽 벽면에는 김 의원이 그간 정담회, 토론회 등 도민 민생을 위한 조례 제정 노력의 시간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김 의원은 오는 5월 5박6일 일정으로 케냐를 방문할 예정이다. 사실 김 의원은 지난 1월 말레이시아로 공무국외 출장을 다녀온 터라 케냐는 굳이 가지 않아도 된다. 의회로부터의 비용 지원도 없다.

비행시간 10시간, 버스로 이동까지 총 2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길이다. 이번에는 500여만 원의 비용도 자비로 낸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케냐 바링고주의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을 개선해 경기도의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공무국외 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케냐 고위직들과 보건의료 분야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1년이 지난 올해 김 의원은 소방차 2대, 펌프차 1대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가져간다.

김 의원은 ‘사회복지 전문가’로 불리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정치를 하기 전 사회복지 활동가로서 관련 자격증을 12개나 소지하고 있다. 공식 기록된 봉사활동 시간만 3700시간에 달한다.

김 의원은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 어려서부터 살아오면서 배웠던 것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며 “자원봉사를 하다 보니 법적으로 지원되는 게 부족하다 여겨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한 김 의원은 안양대 경영행정대 사회복지학 석사를 마쳤다.

이어 “안양시 사회복지협의회장 등으로 현장에서 일 하다 보니 현실과 이상에 괴리감이 느껴졌고, 이를 채우기 위해 의원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의원이 되고 보니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함을 알게 됐다. 전문가를 많이 만나고 배우고 토론회 등으로 소통의 시간을 가지면서 법적 근거를 만들고자 하는 원천이 된 게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경기도의원
김재훈 경기도의원

Q.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반기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그간의 소회와 올해 중점 추진 사안은?

A. 지난 의정활동은 초선 의원으로서 기본에 충실하면서 실력을 키워 가면서 발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의정 활동을 시작하면서 소통도 잘하는 의원으로 불리고 싶었다. 또 가장 중요한 건 그 안에 따뜻한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사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일을 합니다. 저는 앞으로 남은 11대 임기 동안 현장에 답이 있는 만큼, 언제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경기도의회에 전달할 수 있도록 귀를 크게 열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제게 주어진 시간 동안 경기도 복지 전달 체계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도의원으로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경기도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Q. 사회복지운동가 때와 정치인으로서 달라진 게 있다면?

A. 도의원에 도전한 계기는 더 큰 봉사를 위해서입니다. 저는 제4대, 제5대 안양시 사회복지협의장을 역임했을 때, 현장과 제도 사이의 괴리에 고민하던 중 도의원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중증장애인, 소득분위 120%가 안 되는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활동에 특히 힘쓰고 있습니다. 모이지도 못하고, 장애인 집단 내에서도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 2월 말 통과된 ‘경기도 신장장애인 지원 조례안’이 대표적입니다.

어느 날 경기도 누림장애인센터에 불쑥 들어가 신장장애인을 위한 지원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낸 적 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장애인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10년 넘게 해달라고 했지만 변한 게 없었으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를 진행하고 혈관투석비, 복막투석비, 이식비, 검사비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조례에 담아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 한 명, 한 명을 쫒아 다녔습니다. 결국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을 돕기 위한 조례라며 설득해 상임위에서 예산을 통과시켰습니다.

경기도에서 내부 장기에 대한 조례가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제정이 더 힘들었지만, 첫 걸음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간 경기도에 없었던 일, 어려운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변화의 움직임을 만들 수 있는 게 정치인으로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게 아닌가 합니다. (변화의) 첫 시작이 있어야 다음도 있습니다.

Q.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적극 내고 있다. 경험에서 나온 필요성일까?

A. 현장에서는 안 되는 것들이 많은데, 장애인들 입장에서는 너무 안 되는 게 많다보니 ‘어차피 안 돼’라는 생각이 팽배합니다.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의회의 권위와 문턱이 높습니다. 이를 낮춰야 하고 어려운 곳을 찾아가 많이 돕고 싶습니다.

2023년도 예산에서 26개 시군에 사회복지 예산이 일몰삭감 됐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복지협의회 등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현장 경험이 있었기에 그들의 고충을 알 수 있습니다. 즉각 시군 협의회장들을 모아 놓고 의원 뱃지를 내려놓고 사퇴 강수를 뒀습니다. 시군에 이미 예산 삭감 공문이 다 내려온 상황이었지만 26개 시군 담당 공무원들과 소통하며 복지예산을 원복했습니다. 의원이 꺾이는 순간 변화는 없고, 복지 현장을 경험했다보니 관철시키려는 의지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의정활동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제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현장입니다.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경기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 대한 표준임금제 조속 도입 촉구 도정질문, 장기근속 사회복지사들의 처우에 대한 토론회, 장애인복지단체 종사자 처우개선, 장애인 현안문제 TF, 신장장애인 복지 향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및 초고령화 대비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힘쓰겠습니다. 저의 슬로건인 “나누는 행복, 함께하는 세상, 약자와의 동행, 약자와의 복지”에는 사회복지 현장 활동가로 활약했던 저의 삶과 경기도민의 행복을 위하는 경기도의원으로서의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사회복지 전달체계 효율성이 높아지려면 현장 종사자의 근로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 향상은 사회복지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경기도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게 됩니다.

Q. 지난 2월 말 ‘제20회 한국지방자치학회 우수조례’ 시상식에서 개인 부문 최우수상 수상이 눈에 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A. 제20회 한국지방자치학회 우수조례에서 개인 최우수에 선정이 된 조례는 경기도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 운영에 관한 조례안입니다. 이 조례의 가치는 2023년 7월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 중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 운영과 관련한 개별 조례를 제정한 곳은 없었고,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 운영에 관한 전국 최초 조례로 가치가 있습니다.

경기도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은 도내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등이 생산하는 장애인생산품과 서비스·용역의 판매촉진을 위해 판매 활동, 상담, 유통대행, 판로개척, 마케팅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활성화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안정된 일자리 제공 및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 수행 기회 제공으로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존 조례는 모두가 장애인생산품 판매 촉진에 대한 규정을 하고 있으나, 이번 전국 최초 제정 조례는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한 조례로 평가되며 향후 장애인생산품에 대한 생산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규정합니다. 향후 타 광역 지자체 등의 우수 선도 조례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재임 기간 분기에 1건 꼴로 조례를 개정하고 있는데, 다음에 관심 두고 있는 게 있다면 살짝 귀띔해 달라.

A. 현재 경기도내 장애인복지관 급식비 지원에 관한 조례가 없습니다. 저소득 장애인의 급식비를 보조하는 근거를 만들 예정이고, 학생 자원봉사 활동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서 ‘청소년 사회봉사 공인 인증 교과목’ 추진을 정책적 조율을 할 예정입니다.

2025년부터 고등학교 학점제가 적용됩니다. 현재 대학교 입시에 비교과 영업이 대폭 축소되면서 현장에는 학생들의 자원봉사가 70%나 줄었습니다. 고교 학점에 적용에 맞춰 자원봉사 교과목 학점(1학점)을 만들려고 합니다. 한국사회복지회와 현직 교장선생님들께선 큰 의미가 있다고, 좋은 일 한다는 응원을 받았습니다.

봉사활동은 은둔형외톨이, 고립 청소년 등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남을 배려하는 것을 배움으로써 대인기피도 줄고 범죄율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고교 학점제는 의회 5분 질의를 할 예정입니다. 현재 이를 위해 토론회 등을 준비 중입니다. 큰 틀에서 복지위 소관으로 준비 중이지만 기초를 만들어서 교육기획위원회나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로 넘겨 지속 진행될 수 있게 해나갈 계획입니다.

매달 5만 원의 사회복지사 처우개선비 지급을 위한 방안도 협의 중입니다. 곧 될 것으로 봅니다. 처우개선비를 받지 못하는 협회 직원들이 많습니다. 사회복지는 전문성 있는 사람이 떠나면 결국 서비스 질이 낮아져서 피해는 시민들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슬로건이 ‘사회복지사가 행복하면 국민들이 행복하다’ 입니다. 서울은 사회복지사들의 호봉이 정해져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급여가 보장되는데 경기도는 그렇지 못 합니다. 경력을 쌓은 복지사들은 더 좋은 환경을 위해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어 변화가 필요합니다.

김재훈 의원실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패들
김재훈 의원실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패들

Q. 경기도와 대한민국 복지 분야…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A. 현장에서 활약했던 복지전문가이자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제가 꼽는 경기도 및 대한민국의 복지 과제는 저출산 및 초고령화 대비, 그리고 복지 사각지대 발굴 두 가지입니다.

우선 전자를 위해서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보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후자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심층 연구로 구조적 문제 파악 및 근원적 해결, 어떤 위기가구를 발견하더라도 누락하지 않고 도울 수 있도록 더욱 촘촘한 제도 구축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현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복지 사각지대의 지속 증가를 제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현재 대상자 신청 중심인 복지 정책에서는 정보 취약계층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만큼, 복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며 관련 조례를 다른 의원님들과 임기 동안 논의해 나가겠습니다.

Q. 지역구 이야기도 간단히 해보자. 현안 중 임기 내 꼭 해결하고 싶은 것은?

A. 인덕원역에 쿼드러플 역세권을 조성할 GTX-C 노선과 월곶-판교선(월판선) 및 인덕원-동탄선(인동선) 조기 완공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와 면담을 통해서 조력을 다하겠습니다. 정조대왕 능행차 이야기와 연계한 안양 설렁탕 브랜드화(지역 먹거리 브랜드화)를 진행 할 것입니다.

학의천 – 관악 범람문제는 학의천이 범람해 발생할 시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학의천의 준설 및 하천 진출입 차단시스템의 필요성에 따른 현안사업을 확실히 해결하겠습니다. 관양시장상인회, 인덕원상인회, 수촌마을 상인회 활성화를 통해서 상권에 대한 두터운 관심과 섬세한 지원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활기를 되찾는 일에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Q. 끝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씀해 주신다면?

A. 동안에 부는 따뜻한 바람 같은 마음을 전달 할 수 있는 의원으로 불리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활동과 정책 안에 따뜻한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마음을 전하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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