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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내세운 인터넷은행,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케이뱅크·토스뱅크는 대표-이사회 의장 겸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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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내세운 인터넷은행,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케이뱅크·토스뱅크는 대표-이사회 의장 겸직까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3.11 0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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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는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들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인뱅들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과 은행지주에 대한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반대표' 찾기 어려운 이사회 표결... 인뱅이라고 다르지 않아

최근 공시된 지배구조 및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각 인뱅들의 이사회 안건 중에서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안건은 찾기 어려웠다.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는 이사회 안건 68건 중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방안' 1건에 대해 이은경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것을 제외하면 모두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토스뱅크(대표 홍민택)도 지난해 전체 이사회 안건 54건 중에서 '2023년 연간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에 대해 권순문 사외이사가 반대한 것을 제외한 53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케이뱅크(행장 최우형)는 이사회 안건 33건 모두 이사회 인원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 모두 찬성표를 던지면서 거수기 논란을 피하지 못했는데 혁신성을 강조한 인터넷전문은행도 결과적으로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인뱅 사외이사들에 대한 평가 역시 기존 금융권에서 제기된 '고평가 논란'을 답습하고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사외이사 5명에 대해 전원 '최우수' 등급을 제시했고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모두 '우수' 등급을 제시했다. 세 곳 모두 자사 사외이사들에 대해 최고 등급의 평가를 내렸다. 

사외이사 평가 체계 역시 대부분 이사회 사무국 중심의 내부평가 위주로 진행됐다. 토스뱅크는 ▲본인평가 ▲상호평가 ▲지원부서 평가 ▲정량지표 평가 등 4개 항목으로 시행했고 카카오뱅크도 ▲자기평가 ▲상호평가 ▲지원부서 평가 등으로 사외이사들을 평가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평가 과정을 외부전문기관에 위탁해 진행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자기평가 ▲동료평가 ▲업무집행책임자평가(임직원 평가)로 나눠 평가를 진행했고 다만 외부전문기관을 활용한 무기명 방식을 적용했다. 일부 인뱅들은 평가 과정을 외부전문기관에 위탁해 객관성을 담보했지만 결과적으로 평가 주체는 내부 구성원이라는 점은 공통점이었다. 

◆ 다른 은행들도 분리...케이뱅크·토스뱅크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 겸직

시중은행들과 달리 인뱅 대부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이사회는 매년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야하지만 선임 사외이사를 별도 선임하면 사외이사가 아닌 인물도 이사회 의장을 할 수 있다. 
 


인뱅 중에서는 상장사인 카카오뱅크가 유일하게 대표이사(윤호영 대표)와 이사회 의장(진웅섭 사외이사)을 분리했고 케이뱅크는 최우형 대표, 토스뱅크는 홍민택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에 은행장과 이사회 의장 겸직을 명시한 은행(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수협은행)을 제외하면 한국씨티은행(행장 유명순)만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정도로 흔치 않은 사례다. 

이는 출범된 지 수 년밖에 지나지 않은 인뱅 특성상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경영 효율화 측면이 감안된 결과로 비상장사는 법률상 사외이사 선임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서둘러 분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금융자산을 보유 및 관리하는 은행 특성상 금융사고 예방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수 은행들이 비상장사이지만 은행장(대표이사)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이유다. 

더욱이 인뱅들의 자산규모가 지방은행 수준 이상으로 급성장했고 금융당국도 은행지주 및 은행들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개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책임경영을 도모하고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 이사 전원의 동의를 받아 대표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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