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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신탁 돌려막기 성행하더니 증권사 투자일임 수수료 '뚝'…삼성·메리츠증권은 두 자릿수 성장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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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신탁 돌려막기 성행하더니 증권사 투자일임 수수료 '뚝'…삼성·메리츠증권은 두 자릿수 성장 '선방'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4.03.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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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랩어카운트 시장 침체 속에 증권사 투자일임 관련 수익이 감소했다.

다만 삼성증권(사장 박종문)과 메리츠증권(대표 장원재)은 투자일임 부문 수익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다른 증권사들과 대조를 보였다.

투자일임은 고객이 투자자문사와 계약을 맺고 투자 판단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맡기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문사의 조언을 바탕으로 고객이 직접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문과 구분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업계의 투자일임 수수료 수익은 총 2280억 원으로 전년보다 9.7% 감소했다.

대형 증권사도 전반적으로 투자일임 부문 실적이 전년 대비 줄었다.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투자일임 부문 수수료는 2022년보다 7.7% 감소한 1937억 원이었다.


1위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의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5.0% 감소한 가운데 3위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4위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은 각각 24.1%, 31.9% 줄었다.

반면 삼성증권은 전년보다 10.0% 증가한 260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2022년보다 두 계단 상승한 2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2022년 개인 투자일임 계약건수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2만6899건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도 5.9% 증가한 2만8494건에 달했다. 랩어카운트의 주요 고객인 고액자산 고객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 '에스라운지'의 웹세미나 신청 고객이 지난해 3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타사 대비 국내주식형 랩 상품이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수수료 수익도 증가했다"며 "우수한 자산운용 실적이 고객들에게 인정받은 결과로 본다"고 전했다.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전년보다 34.5% 증가한 134억 원의 투자일임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메리츠증권에선 지점의 PB가 직접 랩 상품을 운용하는 지점운용형 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말 지점운용형 랩의 잔고는 5386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46.8% 늘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점운용형 랩은 자금을 모집하고 운용하는 PB의 역량이 중요한 상품"이라며 "우수한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이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자산 수익성을 높인 것이 인기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자산(평가금액)은 전년  대비 21.3% 감소한 90조6260억 원에 그치는 등 투자일임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고금리 여파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일부 증권사의 랩·신탁 돌려막기 사태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1월 말에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평가금액이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한 90억6662억 원을 기록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라며 "국내외 주식시장 분위기가 좋아질 경우 랩어카운트를 비롯한 투자 상품 판매가 늘고 수수료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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