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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장 출신들에 금융사 사외이사 '러브콜'이 쇄도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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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장 출신들에 금융사 사외이사 '러브콜'이 쇄도하는 이유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3.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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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개막한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전직 기업은행장을 사외이사로 잇달아 선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중 은행장 출신이 중 타 금융사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은 거의 드문일이다.

이유는 개인 고객 중심의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지원 포트폴리오에 강점을 가졌고 현업을 잘 아는 은행장 출신이라는 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퇴임 후에도 금융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직 은행장을 다른 금융회사가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는 잠재적 경쟁상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 전직 기업은행장들 금융회사 조언자로 활약

전직 기업은행장 중에서 현재 금융회사 사외이사로 활동중이거나 이번 주총 때 선임 예정인 인물은 총 4명이다. 

우선 윤용로 전 행장은 기업은행장 퇴임 후 외환은행장(現 하나은행)을 역임한 뒤 삼성생명, LF, 현대중공업(現 HD현대) 사외이사를 지냈다. 현재는 코람코자산신탁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특히 윤 전 행장은 이번 정기주총 때 DB손해보험 사외이사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은행장 퇴임 이후에도 금융·비금융회사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윤 전 행장의 후임자인 조준희 전 행장도 퇴임 후 한국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무궁화신탁 사외이사 및 이사회 의장을 역임 중이다. 

기업은행 첫 여성 은행장이었던 권선주 전 행장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만 4년 째 활동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지난해부터는 사외이사 7명 중 3명(권선주, 조화준, 여정성)이 여성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국내 금융회사 중에서 가장 높은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다. 권 전 행장은 이번 주총 때 재선임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권 전 행장의 후임자인 김도진 전 행장도 이번 정기주총에서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김 전 행장은 기업은행 역대 세번째 행원 출신 은행장이었던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기업은행 2인자인 전무이사 출신 중에서도 박춘홍 전 전무(비씨카드)와 임상현 전 전무(신한은행)가 금융회사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전직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다른 금융회사 사외이사 또는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신충식 전 농협은행장이 기업은행 사외이사,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한 적이 있었다. 현직으로는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토스뱅크,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은 각각 미래에셋생명과 삼성화재 사외이사를 역임하는 정도다. 

전직 임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조화준 KB금융지주 사외이사(前 비씨카드 CFO), 이정원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前 신한DS 대표이사), 이인재 신한은행 사외이사(前 삼성카드 부사장), 이명섭 하나은행 사외이사(前 푸르덴셜증권 대표이사) 등이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전직 금융회사 출신이 사외이사로 다수 포진되어 있지만 금융회사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인물들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맞먹을 만한 자산규모를 가진 대형 은행이지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중소기업대출 중심으로 시중은행과 다르다. 특히 은행 전체의 경영을 다루던 경험이 있어 전문성 또한 보장되어있어 사외이사로서 경영진에 좋은 통찰력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타 업권 겸직이 어려워 현업 전문가를 그만큼 모시기 어렵다"면서 "기업은행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과 포트폴리오가 달라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모시기도 부담이 적고 현업을 잘 아는 전문가이다보니 경영활동에 있어 직접적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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