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곳의 수주액 비중은 지난해 49%에서 크게 오르며 편중이 심화됐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도시정비 수주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수주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수주액(16일 기준)은 10조8226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했다. 다만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46%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 18조8600억 원과 비교하면 57.4%에 해당한다.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도시정비사업의 숨통이 조금씩 트이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건설사별로는 수주 쏠림이 심화됐다.
올 들어 도시정비 수주액이 가장 많은 곳은 포스코이앤씨다.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등 7건의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했고, 수주액은 3조7062억 원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서울‧수도권 핵심지역 도시재생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개발형 사업을 선별 추진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설계와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브랜드를 강화하고 용산, 압구정, 성수 등 도시정비사업의 서울권역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수주액 3조3060억 원으로 2위다. 도시정비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해 왔지만 올해는 포스코이앤씨에 밀리고 있다.
성남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대전 도마‧변동16구역 재개발 등을 수주했다. 하반기에는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 등 서울 핵심지역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1,2위 건설사의 도시정비 수주액은 7조121억 원으로 10대 건설사의 64.8%를 차지한다. 지난해 연간 기준 48.8%에서 16%포인트 올랐다. 2022년(34.6%)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더욱 크다.
포스코이앤씨는 7곳 중 6곳, 현대건설은 5곳 중 3곳이 수도권에 위치한 사업이다.
이어 롯데건설(대표 박현철), SK에코플랜트(대표 김형근), 삼성물산(대표 오세철) 등이 5000억 원 이상의 수주를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수주가 9378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해의 약 70%에 해당하는 수주를 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올해 수주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대우건설(대표 백정완)과 GS건설(대표 허윤홍), DL이앤씨(대표 서영재) 등도 지난해의 24~32% 수준으로 수주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시공사 선정을 기획하는 단지들의 일정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성산 모아주택, 개포주공5단지 등의 수주를 노리고 있다.
DL이앤씨 역시 올해 도시정비 최대어로 꼽히는 1조7584억 규모의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사고 여파로 수주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수주액이 낮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정비 수주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조 원 이상을 수주한 현대엔지니어링(대표 홍현성)은 아직까지 마수걸이를 못 하고 있다. 호반건설(대표 박철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가 없다.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 하다 보니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사업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발주처인 조합의 일정에 따라 입찰이 유동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는 크게 의미가 없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하반기에 사업 예정지들이 몰려 있어 연간 수주실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