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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신나게 찍은 '놈놈놈' 관객도 신나게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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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신나게 찍은 '놈놈놈' 관객도 신나게 볼 것"
  • 스포츠연예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6.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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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으로 다음달 17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그는 지난 1년여 '놈놈놈' 이외에도 베트남 출신 프랑스 감독 트란 안 홍의 다국적 프로젝트 '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 최근 촬영이 끝난 할리우드 영화 'G.I. 조'(G.I.Joe)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에게 지난 1년이 새로운 도전의 시기였다면 '놈놈놈'부터 시작되는 앞으로의 1년은 수확을 거두는 시기다. 'G.I. 조'의 체코 프라하 촬영을 마친 3주 전까지 1년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낸 이병헌과 30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인 170억여원의 제작비를 들인 '놈놈놈'은 이병헌에게는 '달콤한 인생'에 이어 김지운 감독을 경험한 2번째 영화다.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서부영화 장르인데다 그가 맡은 역은 처음 맡아보는 악역. 여기에 송강호, 정우성 같은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 역시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

   기대와 부담감이 교차할 법한 '놈놈놈'에 대해 그는 "신나게 찍었으니 관객들도 신나게 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병헌은 "중요한 것은 영화를 본 사람들이 느끼는 만족감의 크기"라며 "고생을 많이 하면서도 신나게 촬영한 영화인 만큼 관객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 "김지운에 대한 믿음이 출연 결정한 이유" = '놈놈놈'은 1930년대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열차털이범 태구(송강호), 악랄한 마적 창이(이병헌), 냉철한 총잡이 도원(정우성)이 보물을 놓고 벌이는 추격전을 담는다.

   태구와 도원은 각각 '이상한 놈', '착한 놈'이며 그가 연기하는 창이는 '나쁜 놈'이다. 이병헌으로서는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악역이었던 것이 출연을 망설이게 한 계기가 됐다.

   이병헌은 "못해본 연기여서 고민은 됐지만 캐릭터 설정에서 김지운 감독이 갖는 장점에 대한 신뢰가 컸다"며 "현장에서 감독과 충분히 상의해서 캐릭터를 잡아 갔으며 걸음걸이나 눈빛 하나하나 창이의 모습으로 바꿔간 다음에는 특별한 설정없이 현장의 느낌대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이의 독한 눈빛으로 한동안을 살다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선한 눈빛이 사라지지 않았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은 '예전의 선한 눈빛이 없어지고 독한 눈빛만 남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이러다 앞으로는 악역만 들어오면 어떡하나, 몇 안되는 장점 중 하나인 선한 눈빛이 없어져 버린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기도 했다"며 겸손한 농담을 던졌다.

   ◇ 살인적 스케줄…즐거운 촬영장 = '놈놈놈'은 '나는 비와 함께 간다'과 비슷한 시기에 촬영됐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촬영이 늦어진 게 이유였다. '놈놈놈'의 촬영지가 중국 서부의 둔황이었으니 '나는 비와 함께 간다'의 촬영지인 홍콩까지는 비행기를 2~3번은 갈아타야했다. 이병헌은 촬영 기간 6번을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이병헌은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를 정도로 힘이 들었다"면서도 "'놈놈놈'의 촬영장에서는 영화 외적 어려움이 워낙 많아서 배우ㆍ스태프들 끼리는 즐겁게 잘 지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배우들 사이에 기싸움이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현장에 와보니 우리끼리 너무 잘 뭉치게 되는 겁니다. 황사도 피해야 했고 하늘이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비바람이 쏟아지는 날씨에도 적응해야 했거든요. 시간이 지날 수록 모두 건강하게 촬영이 무사히 끝났으면 하는 생각만 들었죠."
촬영 중 힘들었던 것은 날씨 만이 아니었다. 말을 타고 연기를 하는 것도 어려운데 곳곳에 설치된 폭탄을 피하며 추격전을 펼쳐야 했고 동시에 화약을 터뜨리며 총을 쏘는 연기를 해야 했다. 촬영 중 정우성은 말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폭탄이 터지면 순간 뛰던 말이 휘청거리거든요. 그럴 때는 있는 힘껏 말 안장에 달라붙어 있는 수밖에 없어요. 제가 겁이 많아서 꼭 안장을 붙들었던 덕분에 부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 "한국영화 현장 특유의 인정 그리워" = '나는 비와 함께 간다'와 'G.I. 조'까지 이병헌은 한국과 할리우드의 현장을 거의 동시에 겪은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그는 "장점도 많겠지만 지나치게 합리적인 방식 때문에 한국의 정 넘치는 현장이 그립기도 했다"고 했다.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지나쳐 오히려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제 시간 안에 정해진 예산으로 찍는 것은 좋지만 합리적인 게 지나쳐 비인간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며 "'놈놈놈'은 한국 영화 시장이 좋지 않으니 배우들이 출연료의 일부를 러닝 개런티로 돌려 받기도 했는데 이런 점이 바로 한국 영화 특유의 끈끈함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에나 밀러나 채닝 테이텀 같은 배우들은 먼저 다가와 반갑게 껴안아주고 팔짱도 낄 정도로 사근사근한 성격이어서 친해지기 어렵지 않았다"며 "같이 일한 배우들과 친해지기는 했지만 한국 배우들처럼 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해지기는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처음 할리우드에 갔을 때에는 친구 집에 놀러간 어린이처럼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들었지만 자유롭게 일해야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게 바로 내 무대다'라고 끊임없이 마음을 다잡았다지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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