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생명보험이 족히 10년은 납입해야 하는 변액 보험을 3개월 초단기 펀드상품으로 속이고 판매한 사실이 들통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경남에 사는 공모씨는 2006년 11월 가게로 방문한 AIG생명보험 모집인의 권유로 한 달에 150만원씩 불입하는 변액유니버셜 아이인베스트 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모집인은 이 보험에 대해 "원금에서 손실이 날수도 있지만  고수익 상품이어서 의무가입기간인 1년 6개월만 확실하게 채우면  원금과 높은 수익을 챙길수있다"고 설명했다.

2개월이 지나 모집인은 다시  "3개월 초단기 펀드상품이 있다. 3개월만 납입하면 원금과 함께 높은 수익금이 찾을 수있다"며  상품 가입을 권했다.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웠지만 3개월만 넣으면 된다는 말에 210만원씩 불입하는 상품을 전화로 계약했다.

어렵게 3개월간 보험금을 납입한뒤 해약을 요구하자 모집인은 "의무기간이 6개월이다. 잘못 설명했다"며 "3개월만 더 있다가 찾으라"고 했다.

공씨는 마지막 3개월 보험금을 납입하기위해 마이너스 대출까지 받으면 고전했다.

그러나 막상  3개월이 되자 모집인은 "약간 문제가 생겼다. 이 상품을 개발한 본사 직원이 승인도 나기 전에 펀드를 판매했는데 승인이 안 났다. 상품을 개발한 사람이 구속이 되고 난리가 났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을 바꿨다.

그 뒤로도 모집인은 "곧 해결이 된다"는 말로 차일피일 시간을 끌었다. 가입한지 13개월이 지난뒤에는 자동이체 시켜놨던  보험금의 자동이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보험이 실효 됐다.

알아보니 모집인이 수금방식을 방문수금으로 변경해 자동이체가 되지 못하도록 손을 쓴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지난달 초 모집인은 또 뻔뻔하게 "처음 가입한 상품의 보험금을 중도인출해 자신의 개인 통장에 넣어달라"고 했다.

모집인은 "마지막 수단이다. 그렇게 하면 두개다 해약되니까 원금과 함께 그 동안 정신적 피해를 입었던 것까지 모두 보상을  해주겠다"고 설득했다.

공씨는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하려고 보험금을 중도인출해 모집인 개인 통장에 보내줬다.

그러나 아무래도 모집인의 태도가 수상쩍어 본사에 알아보니 두 번째 가입한 상품은  '유령상품'이었다.

AIG생명보험에는 아예  그런 상품 자체가 없었다. 두번째 상품도 똑같은 변액유니버셜 아이인베스트 보험이었던 것. 

두 번째 가입한 상품은 청약서와 보험증권 아무 것도 받지 못했고, 자필서명을 한 적도 없었다.

모집인은 자신이 알아서 다 처리해주겠다고 큰소리 치더니 최근에는 "자필서명 미이행 건으로 회사에 경위서를 접수했다. 회사에서 원금을 돌려줄 것"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공씨는 "첫 번째 상품은 한 달에 150만원씩 들어가고 두 번째 상품은 한 달에 210만원씩 들어간다. 똑같은 상품을 누가 두개나 가입하겠냐. 중간에 실효되면 원금을 못 찾는다고 해서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서 겨우겨우 넣었다. 모집인에게 감쪽같이 속았다"며 땅을 쳤다.

이어 "20개월 동안 들어간 원금만 5730만원이다. AIG생명보험에 사기를 당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AIG생명보험 관계자는 "민원인이 지난 6월 25일 민원을 접수했고, 7월 2일 오후 늦게 모집인이 작성한 경위서가 도착했다. 해당 설계사가 자필서명 미이행, 청약서부본 및 약관 미교부 등 잘못을 인정해서 민원인과 통화해 기납입보험료를 전액 돌려주는 것으로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G생명보험은) 보유고객이 400만 명에 이르러 불만이 발생할수있고  회사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 어떻게 충분히 성실하게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민원인의 불만을 신속하게 처리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미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