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로비 의혹'을 수사해 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17일 김현미 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을 뇌물수수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17대 국회의원 시절인 2004년 8∼9월 한보철강 인수를 추진했던 AK캐피탈 실무책임자인 문모(45.구속)씨로부터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천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현금 500만원, 1천만원을 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K캐피탈은 2003년 2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하던 한보철강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으나 매입대금 4천524억원 가운데 644억원이 부족해 완납 시한을 11월까지 연기했지만 결국 계약이 파기됐다.
이 때문에 한때 정치권에 몸담았던 문씨가 정당 당직자 출신의 브로커 이모(61.구속)씨에게 국회의원 상대 로비 명목으로 2004년 7∼9월 1억4천만원을 건네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자산관리공사를 압박하도록 로비를 시도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김 전 의원은 2004년 10월8일 자산관리공사에 대한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에서 AK캐피탈이 소송을 제기한 부분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고서 "이렇게 무리하게 (매각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발언했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김 전 의원을 소환조사한 데 이어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복수의 정치인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해 왔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변 인사들에게 "정당한 후원금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때 국내 언론비서관을 지냈고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열린우리당 대변인과 지난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공동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