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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륙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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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륙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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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산물 수출의 주역인 꿀벌이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사라지고 있지만 양봉업자나 꿀벌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몰라 애를 태우고 있다.

27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24개 주에서 꿀벌이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어느 양봉업자는 하루 아침에 5천만마리의 꿀벌을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신문은 추리소설의 대가인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에나 등장할 법한 이 같은 기이한 현상으로 인해 전 세계에 수출되는 미국 농산물 가운데 하나인 아몬드와 아보카도, 키위 등 각종 농산물 재배 농가의 근심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코넬대학 연구진은 미국에서 꿀벌이 수정하는 농산물의 가액은 140억달러에 이르며 과일과 채소, 견과류 등이 주류를 이룬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최대의 아몬드 생산량을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매년 2월이면 아몬드 수정을 위해 미국 내 전체 꿀벌의 절반 이상을 동원한다.

양봉업자들이 꿀을 채집해 버는 수입보다 꿀벌을 빌려 주고 얻는 수입이 훨씬 크고 2년 전에는 꿀벌 부족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꿀벌 임대료가 급등하는 바람에 동부지역의 꿀벌을 공수해야 했다.

올해 꿀벌 임대료는 1만5천~3만마리로 이뤄진 무리당 135달러로 이는 2004년의 55달러에 비해 2배가 훨씬 넘는 가격이다.

미 양봉협회 재크 브라우닝 부회장은 미국인이 소비하는 음식의 3분의 1 가량은 꿀벌의 수정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봉업자들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꿀벌 유실률은 20% 정도지만 올 들어 서부 해안지역의 꿀벌 유실률은 30~60%, 동부 해안지역과 텍사스주의 꿀벌 유실률은 70%가 넘는다.

전문가들은 우선 벌들이 벌통을 나갔다가 지치거나 방향을 잘못 잡거나 또는 추위를 이기지 못해 죽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15명의 양봉업자와 전문가들이 꿀벌의 대량 유실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고 이 모임에서 바이러스나 곰팡이, 영양실조 등 다양한 의견과 가설이 개진됐지만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꿀벌 전문가인 데니스 밴 엥겔스드롭은 전문가 사이에서 일종의 꿀벌 에이즈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거론되고 있다고 하나의 가설을 제시했다.

한편 신문은 이런 가운데 중국이나 아르헨티나에서 저가의 벌꿀이 대거 수입돼 미국 내 벌꿀 가격이 하락하는 등 양봉업자들은 이래저래 고충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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