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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재의 삶을 대변하는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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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재의 삶을 대변하는 춤
모다페(MODAFE) 2009 국내초청 안무가 유호식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5.2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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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현재의 모습들을 소재로 선택합니다.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일상적인 모습을 춤에 담아내는 것이 저의 작업입니다.” 일상의 평범함을 겸허히 담아내는 젊은 안무가 유호식의 이러한 작업들은 이미 여러 기회를 통해 그 비범함을 인정받아왔다. 이번 모다페(MODAFE) 2009에서 선보이는 작품 ‘무거운 순환’이 그 대표적인 예. 유호식의 작품 ‘무거운 순환’은 ‘작품의 주제에 충실했으며,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지난 2008년 젊은 안무자 창작 공연에서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했다.

유호식은 지난해 모다페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인연을 이어 올해 국내초청작으로 선정되어, 다시 한 번 ‘무거운 순환’을 무대에 올린다. “<무거운 순환>은 ‘우리들의 일상은 항상 같다’고 말하는 작품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일하러 가야되고, 일이 끝나면 집으로 향하는 일상이 똑같은 울타리 안에서 반복되는 삶이라는 생각에서 기안했습니다.”

반복적인 일상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만큼 움직임 역시 반복적인 동작에 포인트를 두었다. “몸이 바닥으로 끝없이 떨어지는 행위를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작품에서 이 동작은 일상의 지친 삶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작품에 사용된 음악 역시 일상의 반복적 삶에 대한 의미를 두었다. “15분간 비트가 없는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마지막 엔딩에서 바흐의 프렐류드를 사용하였습니다. 바흐의 프레류드는 우리들 귀에 익숙한 음악이기도 하며, 그 자체로 밝은 느낌을 주는데요. 작품에서는 반복적 삶에 대한 또 다른 일상의 시작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안무가 유호식은 인터뷰 내내 ‘일상’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작품,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일상인 그에게 작품이 곧 일상이 되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렇기에 작업방식도 일상 속 무의식중에 시작되는 일이 잦다. “보통 즉흥적으로 시작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저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동작들도 미적으로 아름답게 꾸민다거나 하는 일에는 조금 서툴러요(웃음). 되도록 작품 속에서 자연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는 편입니다.”

작업 방식이 그러하듯 유호식은 관객들에게 역시 자신의 작품을 ‘잘’, 혹은 ‘제대로’ 봐달라고 강요하지 않는 안무가다. “그냥 미술 작품 감상하듯이 봐주셨음 해요. 피카소의 그림 같은 경우,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그렇지만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림 안에서는 피카소의 생각과 삶, 그리고 성격을 느낄 수 있거든요. 컨템포러리 댄스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안무가 유호식이 전하는 이러한 생각은 이번 모다페에서 선보일 작품 ‘무거운 순환’과도 바로 연결된다. “일상은 자신이 만들기에 달려있는 법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일상을 즐기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것이 단순하며, 지루한 삶이 될 수도 있고 혹은 항상 새로운 내일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그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러한 메시지를 과연 그는 얼마나 잘 이행하고 있느냐에 대한 물음에 그는 ‘Yes’, ‘No’ 대신 앞으로의 계획들을 나열해주었다. “7월쯤 뉴욕에 있는 엘빈 에일리의 댄스 스페이스 연수를 하고, 뉴욕에 있는 독립예술가들과 공동 작업이 있습니다. 가을에는 스페인에서 열릴 페스티벌에도 참가 예정이고요.” 안무가 유호식은 지난해 모다페 국제 레지던스에서 다국적 예술가들이 모여 함께 작업을 한 경험을 토대로 또 다른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진일보하고 있다. 새로운 내일에 대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기대가 큰 안무가 유호식의 평범하지만, 또 비범한 무대를 기대해본다.

[뉴스테이지=조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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